< “살아만 있어라”…폭설 속 긴박한 구조 > 광주광역시 화정아이파크 주상복합아파트 붕괴 사고 사흘째를 맞은 13일 눈이 쏟아지는 현장에서 구조대원이 수색견과 함께 실종자를 찾고 있다. 구조대는 이날 오전 11시 사고 현장 지하 1층에서 남성 한 명을 발견했다. 소방당국은 이 남성의 생사를 확인하고 있으며 구조를 위해 콘크리트 등 적재물을 치우고 있다.    /연합뉴스
< “살아만 있어라”…폭설 속 긴박한 구조 > 광주광역시 화정아이파크 주상복합아파트 붕괴 사고 사흘째를 맞은 13일 눈이 쏟아지는 현장에서 구조대원이 수색견과 함께 실종자를 찾고 있다. 구조대는 이날 오전 11시 사고 현장 지하 1층에서 남성 한 명을 발견했다. 소방당국은 이 남성의 생사를 확인하고 있으며 구조를 위해 콘크리트 등 적재물을 치우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1일 발생한 광주광역시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로 광주시 내 아파트 공사가 전면 중단된 HDC현대산업개발이 하루 10억원대 지체상금(입주지연에 따른 보상금)을 시행사에 물어줘야 할 위기에 처했다. 시공사는 준공 날짜가 하루 늦어질 때마다 공사계약을 맺은 사업 시행자에 총 공사 계약금액의 0.1%를 지체상금으로 물어주도록 돼 있기 때문이다. 이와 별도로 시행사도 입주예정자들에게 보상금을 지급해야 해 입주 지연의 원인 제공자인 HDC현산과 시행사 간 법적 분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법조계 “입주자 소송 제기 가능성”
이용섭 광주시장은 13일 사고현장에서 브리핑을 열고 “HDC현산이 참여하는 광주 공사 현장에서 확실한 안전성 확보 없이 공사가 재개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사고가 난 건물은 전문가들과 철저히 점검해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전면 철거 후 재시공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HDC현산이 광주에서 공사를 맡은 현장은 사고가 난 화정아이파크를 비롯해 계림2구역 재개발(광주계림 아이파크SK뷰), 학동4구역 재개발, 운암3단지 재건축 등 네 곳이다. 광주시는 이들 현장에 대해 전날 공사중지 명령을 내렸다.

이들은 HDC그룹 계열사인 HDC아이앤콘스가 시행을 맡은 화정아이파크를 제외하고 모두 재개발·재건축 사업장이다. 총 도급 계약금액은 1조1600억원대다. 광주시의 공사 중단 명령에 따라 준공이 늦어지면, HDC현산은 하루 10억원대의 보상금을 계열사인 HDC아이앤콘스와 각각의 재건축·재개발 조합에 지급해야 할 것으로 추산된다.

시공사의 지체상금과 별개로 시행사는 입주예정자들에게 지연보상금을 줘야 한다. 입주 예정자가 납부한 계약금과 중도금에 연체료율(연 17~18%)을 곱해 지급한다. 화정아이파크 입주 예정자들은 계약금(20%)과 중도금 3회(30%)를 납부한 상태다. 시행사인 HDC아이앤콘스는 준공일이 늦어질수록 이에 따른 지체보상금을 지급해야 할 처지다.

법조계에선 보상금 지급을 두고 입주예정자와 시행사, 시공사 간 법적 공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오민석 법무법인 산하 대표변호사는 “관할 지방자치단체의 행정 명령에 따라 재공사가 이뤄지면 시공사는 ‘준공이 늦어진 게 100% 우리 탓은 아니다’라고 주장할 수 있다”며 “결국 각 주체가 소송을 제기할 공산이 크다”고 설명했다.
시공계약 취소 움직임도
이번 사고를 계기로 일부 정비사업 단지 조합에서는 HDC현산과 시공계약을 취소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광주 운암3단지 재건축 조합은 HDC현산과의 시공권 계약 해지를 검토하고 있다. 이번 붕괴 사고로 조합원들 사이에서 해지 여론이 높아지고 있어서다. 이 재건축 사업장은 HDC현산·GS건설·한화건설로 구성된 컨소시엄이 시공권을 확보한 상태다. 조합은 추후 조합원의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 시공 계약 해지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이외에 창원 신월2구역 재건축 조합에서도 “시공사로서 신뢰할 수 없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HDC현산은 서울 강남구 ‘개포 주공1단지(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와 강동구 ‘둔촌주공(둔촌올림픽파크에비뉴포레)’ 등 강남권 대형 단지의 시공사 컨소시엄에 포함돼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단지명에서 아이파크 명칭을 빼려는 주민들의 요구도 나타날 수 있다”며 “브랜드 가치 타격이 도시정비사업 수주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길성/신연수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