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카오, 카지노 고삐 죄기…VIP 상대 전문업자들 운영 중단
마카오 규제 당국이 카지노 산업에 대한 고삐를 죄는 가운데 주요 정킷 운영이 중단된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소식통을 인용해 7일 보도했다.

정킷은 업자가 카지노와 계약을 맺고 룸을 빌려 도박 테이블을 운영하는 것을 말한다.

정킷 업자들은 주로 중국 본토 큰손 고객을 마카오로 데리고 와 도박 테이블을 운영하며 수수료를 받고, 이들에게 도박자금을 대출하며 이익을 내고 있다.

블룸버그는 카지노업체 윈마카오와 멜코 리조트&엔터테인먼트가 지난 6일 정킷 업자들에게 그간 빌려주던 룸을 이달 말 폐쇄할 것이라고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마카오에서 카지노 두곳을 운영하는 윈마카오는 오는 20일부로 모든 정킷 룸을 폐쇄하며, 카지노 세곳을 운영하는 멜코는 21일부로 정킷 룸을 폐쇄한다.

정킷 업자들은 자가용 항공기와 호텔 스위트룸, 자금 등을 제공하고 중국의 VIP 고객을 마카오로 데려온다.

정킷은 마카오의 연간 VIP 도박 수입 30억 달러(약 3조5천700억원) 가운데 4분의 3가량을 차지한다.

이에 앞서 시장조사업체 번스타인은 지난 6일 보고서에서 마카오 규제 당국이 정킷 업자들에게 고객에 도박자금 대출을 중단할 것을 지시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밝혔다.

카지노 컨설턴트 카를로스 로보는 로이터 통신에 "마카오 정부가 정킷 업자들에 대출 중단을 지시했다면 그것은 정킷 사업에 종말을 고하는 일"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것이 사실이라면 정킷은 부자 고객을 마카오로 데리고 오는 여행사로 전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그간 정킷 업자들이 고객에 대출해주는 돈은 자금 세탁과 자금 역외 반출 등의 문제로 당국의 골칫거리 중 하나였다"고 설명했다.

마카오는 앞서 지난 9월 카지노 산업에 대한 규제 강화 계획을 발표했다.

이어 중국 당국은 지난달 27일 세계 최대 도박 정킷 운영사로 꼽히는 선시티(태양성)그룹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앨빈 차우를 체포했다.

차우는 중국 본토에 해외 도박 플랫폼을 설립하고 불법 온라인 도박 활동과 돈세탁을 한 혐의를 받았다.

중국 본토에서는 도박이 금지돼 있다.

중국 원저우 경찰은 차우의 조직이 만든 네트워크를 이용한 본토 고객이 8만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차우의 체포로 카지노 산업에 대한 규제 강화 우려가 커지면서 지난달 29일 홍콩 증시에서 마카오 카지노 관련주의 시가총액은 약 48억 달러(약 5조7천억원) 감소했다.

JP모건체이스 추산에 따르면 선시티는 마카오 정킷 시장의 40% 이상, 2019년 기준 마카오 전체 도박 수입의 15%를 차지한다.

정킷이 없으면 마카오 카지노는 도박 수입이 34% 감소하고, 수익은 8% 줄어들 것이라고 앤젤라 한리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애널리스트는 전망했다.

마카오, 카지노 고삐 죄기…VIP 상대 전문업자들 운영 중단
블룸버그는 "일부 카지노들이 최근 며칠간 일반 도박장 테이블 수를 늘리고 있으며 카지노가 직접 운영하는 VIP 룸에 스태프를 더 배치했다"며 "이는 그간 정킷 업자들이 운영하던 VIP 룸 폐쇄에 맞춰 직접 VIP 고객을 응대하기 위한 조치"라고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한편, 이런 가운데 중국이 카지노 도시인 마카오를 기술 허브로 탈바꿈시키려 한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지난 5일 보도했다.

SCMP는 "중국은 마카오 카지노가 금융 안정과 자본 통제를 저해하는 불법 자금 유통 채널의 역할을 하는 것에 대한 불만을 숨기지 않고 있다"며 "중국은 마카오를 세계 최대 '카지노 소굴'에서 지역의 기술 허브로 전환하는, 마카오의 새로운 정체성을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마카오에서 집적회로, 신에너지 프로젝트, 인공지능(AI) 등을 육성하고, 설계부터 실험까지 아우르는 반도체 공급망을 구축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