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여자프로배구 진출을 추진하는 이재영·다영 쌍둥이 자매가 12일 서울 중구의 주한그리스대사관에서 취업비자 발급을 위한 영사 인터뷰를 마친 뒤 대사관을 나서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그리스 여자프로배구 진출을 추진하는 이재영·다영 쌍둥이 자매가 12일 서울 중구의 주한그리스대사관에서 취업비자 발급을 위한 영사 인터뷰를 마친 뒤 대사관을 나서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학교 폭력(학폭) 등으로 논란을 빚은 휩싸인 배구선수 이재영, 다영 자매가 내일(16일) 그리스 행 비행기에 탑승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배구계에 따르면 이재영과 이다영 쌍둥이 자매는 오는 16일 밤 인천공항을 통해 그리스로 떠날 예정이다.

대한배구협회는 두 선수에 대한 국제이적동의서(ITC) 발급을 거부했지만, 이들은 국제배구연맹(FIVB) 직권으로 ITC를 발급받았다. FIVB는 두 선수의 학폭 이력이 '사회적 물의'로 보기 어렵다고 해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2일 주한그리스대사관에서 취업비자 인터뷰까지 마치면서 출국을 위한 모든 준비를 마친 상태다.

두 선수는 그리스 구단 PAOK 테살로니카에서 활동할 예정이다. 이재영은 구단으로부터 보너스 등을 제외한 순수 연봉 6만 유로(약 8260만 원), 이다영은 3만 5000유로(약 4800만 원)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영은 지난 시즌 흥국생명에서 한해 보수 총액으로 약 6억 원을, 이다영도 총액 4억 원을 받았다. 합하면 약 10억 원에 달한다.

그리스에서 받게 될 연봉은 기존 한국에서 받던 총액에서 79~84% 깎인 수준이지만, 구단 측이 이들에게 아파트와 자동차, 통역 등을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져 나쁜 조건이 아니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어찌 됐건 결국 국내에서 설 자리를 잃었고, 어쩔 수 없이 그리스 진출을 모색한 셈이다. 이들에겐 지난 2월 터진 '학폭' 논란이 치명적이었다.

당시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폭로된 학폭 사실은 네티즌들의 공분을 샀고, 공식적인 사과도 끝내 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일부 네티즌들은 비난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두 선수가 출국 전 공식 석상에 올라 사과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고 있다. 지난 6일(현지 시간) 그리스 매체 포스온라인은 "그리스 여자배구팀 PAOK 테살로니키로 이적한 이재영·다영 자매가 출국 전 서울에서 기자간담회를 갖는다"며 "그리스 진출 이유를 설명하고, 학폭 사건에 대해 공개적으로 이야기할 예정"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한편 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 진실화해상생센터는 지난 7일 '이재영과 이다영의 부모님에게 보내는 편지'를 통해 "대장정을 향한 출발에 앞서 피해자들에게 제기한 법적조치를 거두고 화해의 손을 내미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국내 수많은 국민들에도 좋게 비춰질 뿐 아니라 해외에서의 반응 또한 좋을 것"이라며 "화해가 어렵다면 사과라도 하고 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