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일자리사업 참가자 모아 악단 구성…양로원 등 찾아 버스킹 공연
색소폰·플루트 등 어르신 연주자 42명 선정…시민·관광객 반응 '굿'
쓰레기 줍기에서 낭만 선사 공연단으로…남원시 '춘향악단' 화제
쓰레기 줍기를 주로 하는 노인일자리 사업이 낭만을 선사하는 전문 공연팀으로 영역을 넓혔다.

전북 남원시가 작년부터 노인일자리 사업의 하나로 운영하는 '춘향악단'이 그것이다.

어르신들의 뛰어난 재능을 썩히지 말고 좀 더 의미 있는 일을 하도록 돕자는 뜻에서 구상됐다.

춘향악단은 노인일자리 사업에 참여하려는 어르신 가운데 악기를 능숙하게 다룰 줄 아는 이들로 구성된다.

철저한 오디션을 통해 전문적 공연이 가능한 수준이 돼야 선발된다.

작년에는 기타, 색소폰, 플루트, 아코디언, 트럼펫 등 연주자 32명이 선정됐다.

악단은 4개 팀으로 나눠 주요 관광지인 광한루원, 예촌길, 십수정, 양림단지 등을 돌며 버스킹 공연을 했다.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의 버스킹 공연이 흔치 않은데다 연주 실력도 뛰어나 시민과 관광객의 반응이 좋았다.

악단이 아니었다면 쓰레기 줍기나 하며 시간을 보내야 했을 단원들도 어깨가 절로 으쓱해졌다.

무엇보다 아름다운 선율을 선사하며 즐거움과 감동을 줄 수 있다는 사실에 '잊혀가던 존재감'을 되찾게 됐다.

시민 반응이 좋아지자 시는 올해 단원을 42명으로 확대하고, 악단도 5개 팀으로 늘렸다.

올해는 버스킹 공연에 더해 양로원과 장애인시설과 같은 소외받는 곳도 찾아갈 계획이다.

이환주 시장은 18일 "춘향악단에 참여하는 어르신들과 공연을 즐기는 시민 모두 만족감이 매우 높고, 관광 상품으로도 활용할 수 있는 사업"이라며 "백세시대를 맞아 어르신들이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일자리 사업들을 다양하게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