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현우 기자의 키워드 시사경제 - 물가상승률

임금·연금·최저생계비 등과 연동
국민 생활에 밀접한 경제지표
소비자물가지수의 증감률로 파악

5월 물가 2.6%↑…9년 만에 최대
경기회복 조짐에 기저효과 영향까지
통계청 "이번달에도 2% 넘을 듯"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가 장을 보는 모습. 한경DB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가 장을 보는 모습. 한경DB

지난달 국내 소비자물가가 1년 전보다 2.6% 뛰어올랐다. 2012년 4월(2.6%) 이후 9년1개월 만의 최대 상승폭이다. 농축수산물과 석유제품이 이런 오름세를 주도했다. 농축수산물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12.1% 상승했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등으로 인한 수급 불안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석유제품 가격은 23.3% 올랐다. 코로나19 사태 직후 급락했던 석유류 값이 세계 경기 회복에 따라 반등한 영향이다. 지난달 농축수산물과 석유제품의 물가상승률 기여도는 1.8%포인트로 집계됐다.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2.6%)의 3분의 2 이상이 두 품목의 가격 상승에서 비롯된 셈이다. 통계청은 6월 소비자물가상승률 역시 2%를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고기·채소값부터 학원·통신비까지
물가가 다시 들썩이고 있다. 정부는 “코로나19 기저효과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는 입장이다. 지난해 5월 물가상승률이 연중 최저치인 -0.5%를 기록한 데 따른 반사적 효과라는 것이다. 다만 최근 경기 회복세와 맞물려 인플레이션 현실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것도 사실이다. 한국은행은 “수요·공급 측면의 물가 상승 압력이 예상보다 커질 가능성이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물가는 시장에서 거래되는 상품과 서비스의 전반적인 가격 수준을 의미한다. 손에 잡히지 않는 물가라는 개념을 알기 쉽게 파악하려고 작성하는 것이 물가지수다. 주요 물가지수로는 소비자물가지수, 생산자물가지수, 수출입물가지수 등이 있다. 경제 기사에서 자주 언급되는 ‘물가상승률’은 이 중 소비자물가지수가 1년 전보다 얼마나 올랐는지를 뜻한다.

인플레이션의 대표적 지표인 소비자물가지수는 통계청이 매달 발표한다. 가계가 많이 구입하는 460개 품목군을 선정하고, 중요도에 따라 가중치를 부여해 산출한다. 2015년의 물가를 100으로 잡고 상대적인 수준을 계산한다. 조사대상 품목에는 쌀, 사과, 삼겹살 같은 식료품부터 대중교통 요금, 학원비, 통신비 등까지 친숙한 것들이 두루 망라돼 있다. 예를 들어 이번 달 소비자물가지수가 121이고, 1년 전엔 110이었다고 하자. 물가상승률은 10%가 된다. 이번 달에 기준연도(2015년)와 똑같은 품질의 상품과 서비스를 똑같은 양만큼 소비했다면 총비용은 21% 늘어났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생산자물가지수는 가계가 아니라 기업의 관점에서 작성된 물가지수다. 국내 생산자가 국내 시장에 공급하는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 변동을 측정하는 것으로 878개 품목이 조사 대상이다. 수출입물가지수는 수출 또는 수입되는 상품의 가격 동향을 파악하고, 이것이 국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사전에 측정하기 위한 물가지수다. 수출 206개, 수입 230개 품목이 조사 대상이다.
체감 물가와 통계에 괴리 생기는 이유는
물가상승률만큼 ‘욕을 많이 먹는’ 통계지표는 없을 것 같다. 소비자들은 정부가 발표하는 물가와 자신이 체감하는 장바구니 물가의 괴리가 크다고 느낄 때가 많아서다. 체감 물가와 통계가 다르게 느껴지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우선 서민들이 일상적으로 구입하는 품목의 가격 변동이 전체 물가상승률에는 부분적으로 반영되는 측면이 있다. 가격이 오른 것은 잘 기억해도 내린 것은 별로 신경 쓰지 않는 심리적 요인도 작용한다.

물가상승률은 어떻게 집계할까…국민들 많이 사는 460개 품목을 보죠

물가는 경기가 상승 국면일 때 수요 증가에 힘입어 상승하고, 하강 국면에선 수요 감소에 따라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 너무 가파른 인플레이션은 화폐의 구매력을 떨어뜨리고 불확실성을 높여 경제를 위축시킨다. 중앙은행이 경제성장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안정적인 물가 상승 수준을 뜻하는 ‘물가안정목표’를 정하고 공들여 관리하는 이유다. 물가상승률을 근거로 근로자의 임금, 국민연금, 최저생계비 등도 조정되기 때문에 온 국민의 생계와 직결된 경제지표라고 할 수 있다.

임현우 한국경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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