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부터 5차례 민가에 나타나…엽구 수거·주민 홍보 등 대책 마련

전남 광양에서 멸종위기 야생동물인 반달가슴곰이 민가에 자주 출현해 주의가 요망된다.
광양서 반달가슴곰 민가에 잇따라 출현…"주의 요망"
20일 광양시에 따르면 지난 7일 오전 9시 40분께 광양시 진상면 구황마을에서 반달가슴곰이 나타났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민가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에는 반달가슴곰이 뒷마당을 어슬렁거리다가 토끼집을 파손하는 모습이 찍혔다.

8일에도 진상면 신황마을에서 반달가슴곰이 나타났다는 신고가 접수됐고 13일에는 다압면 금천리에서도 목격됐다.

13일에는 닭장이 파손됐으나 인명이나 가축 피해는 없었다.

이 반달가슴곰은 15∼16일에는 옥룡면에 있는 한 암자에도 나타났다.

반달가슴곰은 쓰레기통을 뒤지거나 공양간 문을 뜯고 들어가 어지럽힌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오전에는 옥룡면 백운산 한재에서 정상으로 올라가는 데크 길에서 목격됐다.

이 반달가슴곰은 지난 2018년 10월 러시아에서 들여온 수컷으로 지리산에 방사된 RM-68번이다.

지난해 위치 추적기의 배터리 교체를 위해 포획됐을 당시 몸무게는 74kg으로 조사됐으나 이후에 더 성장한 것으로 보인다.

국립공원연구원에 따르면 지리산에는 68마리가 방사됐다.

국립공원연구원은 겨울잠에서 깨어난 곰이 먹이 활동을 하다 민가까지 내려온 것으로 보고 있다.

반달가슴곰이 민가에 자주 출현하자 광양시와 국립공원연구원은 주민들에게 안전 수칙 준수를 안내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옥룡면과 진상면 일대에서는 불법으로 설치한 올무 등 14점을 수거했다.

21일 오전에는 다압면 금천리 금천계곡 일대에서 올무 등 불법 엽구 수거와 주민 홍보활동을 벌일 계획이다.

국립공원연구원 관계자는 "반달가슴곰이 먹이활동 때문에 민가에 내려오는 것으로 추정돼 24시간 집중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며 "음식물 쓰레기를 마당에 두지 말고 혹시 마주치면 방울 소리 등 인기척을 내 곰이 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