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7일까지 2주 동안 전국 모든 지역에서 친목 등을 목적으로 다섯 명 넘게 모일 수 없게 된다. 문 닫았던 스키장, 수도권 학원 등은 다시 문을 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를 잠재우기 위한 조치지만 벌써부터 대책 형평성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가 과학적 근거는 제시하지 않고 현장 민원에 따라 코로나19 감염 위험시설을 수시로 바꾸고 있기 때문이다.
○점점 복잡해지는 핀셋방역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지난달 24일부터 3일까지 시행한 연말연시 특별방역 대책을 4일부터 2주간 연장키로 했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크게 늘지는 않지만, 유행이 완전한 소강상태로 접어들지도 않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수도권에서만 다섯 명 넘게 모임을 할 수 없었지만 앞으로 2주 동안 전국 모든 지역에서 5인 이상 모임을 할 수 없다. 이를 위반하면 10만원 이하의 과태료 처분을 받게 된다. 수도권 이외 지역은 식당에서만 5인 이상 모임을 못하던 것에서 한층 강화된 것이다.

임종을 지키거나 결혼식과 장례식에 참여하는 것을 제외하면 주민등록상 거주지가 다른 가족이 5명 모이는 것도 금지된다. 영유아도 1명으로 계산한다. 49제 등 제사, 돌잔치, 칠순잔치도 마찬가지다. 조기 축구도 친목 목적이기 때문에 5명 이상 함께 할 수 없다.

기업 등에서 회의를 위해 5명 넘게 모이는 것은 괜찮지만 회의가 끝난 뒤 친목을 다지기 위해 밥을 먹을 때는 4명까지만 허용된다. 다만 회사 구내식당이나 건설현장의 함바집 등은 예외적으로 5명 넘게 들어갈 수 있다.

식당이 아닌 전국 영화관 등에서 동호회 정모 등을 하면서 5명이 모이는 것도 안된다. 이사 등을 돕기 위해 5명 넘게 모이는 것은 가능하지만 이후 식사 등 친목을 다지기 위한 모임을 하면 감염병 예방법 위반이다.

이들 모임의 5인 기준은 모두 친목 등 사적인 목적을 위해 만난 사람들이다. 골프장 캐디, 낚시배 선장, 식당 직원 등은 5인 모임 계산에 포함되지 않는다.
○스키장, 학원은 다시 영업 허용
정부는 수도권 거리두기 2.5단계, 비수도권 2단계 조치와 연말연시 특별방역 대책을 연장하면서 일부 시설의 방역 기준을 완화하는 대책도 내놨다.

성탄절과 신정 연휴 기간 등 열흘간 문 닫았던 스키장 빙상장 눈썰매장 등은 다시 문을 연다. 다만 입장 인원은 수용 가능한 인원의 3분의 1로 줄여야 한다. 야간 스키도 할 수 없다. 새벽 5시 이후에 문을 열고 오후 9시에는 닫아야 한다.

수도권에서 운영을 중단했던 학원·교습소도 문을 열수 있게 됐다. 같은 시간대에 9명 이하만 들어가야 하고 오후 9시 전까지만 운영해야 한다. 물 등을 제외한 음식을 먹는 것도 금지된다.

호텔 등 숙박시설도 객실 수의 절반까지만 투숙객을 받을 수 있던 것에서 3분의2까지 받을 수 있도록 제한 조건이 완화됐다. 밀폐형 야외스크린골프장은 새롭게 영업금지 시설에 포함됐고 수도권 외 지역의 절, 교회 등도 모두 예배 등을 비대면으로 전환해야 한다. 전국 모든 아파트 내 헬스장 등 편의시설, 주민센터 교육시설도 문을 닫는다.
○논란 키우는 '오락가락' 대응
정부가 '핀셋방역'을 통해 코로나19 확산세를 잠재우겠다고 했지만 문 여는 시설과 문 닫는 시설 간 명확한 기준을 밝히지 않아 현장 불만이 커지고 있다.

지난달 22일 "관광객이 많은데다 코로나19 감염확산 위험이 크다"는 이유로 영업을 금지했던 스키장 등 실외 겨울스포츠 시설은 영업중단 11일 만에 다시 문을 열 수 있게 됐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은 "스키장 등 겨울스포츠시설 집합금지를 실시한 이유는 연말연시 이동량 자체를 줄이기 위한 방책 중 하나였다"며 "스키나 썰매 같은 활동은 야외 개방적 공간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감염 위험도가 높다고 할 수는 없다"고 했다. 정부 스스로 코로나19 유행 대응에 대한 기준이 달라질 수 있음을 확인해 준 셈이다.

학원도 마찬가지다. 아이들 방학 기간 수도권 돌봄공백 우려가 커지자 태권도장, 발레연습장까지 문을 열도록 했다. 비말 전파 위험이 높아 헬스장 등 실내체육시설은 문을 닫도록 했기 때문에 코로나19 대응지침에 일관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왔다.

일부 헬스장 업주 등은 온라인 게시판 등을 통해 "정부 지침을 무시하고 영업을 계속하겠다"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비말이 퍼지는 식당은 영업을 허용하고 마스크를 쓰는 헬스장만 영업을 막았다는 이유에서다. 정부의 오락가락 대응이 거리두기 대응의 실효성을 떨어뜨리고 있는 셈이다.

이런 논란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국내 코로나19 유행 초기 영업금지 시설에 포함됐던 PC방은 업주들의 강력한 항의 이후 고위험 시설에서 제외됐다. 지금도 좌석을 띄우고 이용자들이 음식을 먹지 않으면 정상 운영할 수 있다. 학원, 태권도장 등의 영업재개도 이들 시설의 원장 등이 청와대, 보건복지부 등에서 대규모 시위를 한 뒤에야 이뤄졌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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