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합의 성사 주역 로하니 이란 대통령, 내년 6월 퇴임
차기 이란 대통령이 미국과 협상할 가능성 작아
"바이든 취임 뒤 급선무는 이란 핵합의"…골든타임 5개월

조 바이든 미 대통령 당선인이 내년 1월20일 취임한 뒤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사안 중 하나가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라고 미국 CNBC방송이 21일 전망했다.

이란 핵합의는 2015년 7월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타결해 이듬해 1월부터 이행되다 2018년 5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파기해 존속 위기에 처했다.

이후 이란 역시 지난해 5월부터 단계적으로 핵합의 이행 범위를 축소하면서 중동에서 다시 핵위기가 고조하고 있다.

CNBC는 바이든 당선인이 핵합의 복귀에 부정적이지 않고, 핵합의를 성사한 주역인 중도·온건 성향의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내년 6월 퇴임하는 만큼 이 문제를 해결할 '골든 타임'이 5개월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고 해설했다.

"바이든 취임 뒤 급선무는 이란 핵합의"…골든타임 5개월

◇바이든, 조건부 핵합의 복귀 뜻 내비쳐
바이든 당선인은 지난 9월 기고문에서 "대통령에 당선되면 이란이 핵무기를 손에 넣지 못하도록 확고한 약속을 끌어낼 것"이라며 이란이 핵합의를 성실히 이행하는 것을 조건으로 미국도 복귀할 것이라 밝혔다.

현 이란 정권도 "이란에 대한 제재를 해제하는 것이 목표"라면서 합의 복원을 위해 바이든 차기 행정부와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내년 6월에 치러질 이란 대선 전에 미국의 대이란 제재가 핵합의에서 약속한 수준으로 다시 풀린다면 가능성은 남은 셈이다.

이란 현 지도부는 핵합의가 존폐 위기로까지 치달은 것은 미국의 일방적 파기라는 태도인 만큼 미국의 '선 제재 해제'가 핵합의 복귀의 전제 조건이라고 요구한다.

바이든 당선인이 대통령 취임 뒤 이를 받아들일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미국은 핵합의 준수를, 이란은 제재 해제를 상대에 요구하게 되면 '골든타임 5개월'간 아무런 진전없이 이란의 정권이 바뀔 수 있다.

미국의 핵합의 파기에 이은 제재 복원으로 이란의 경제난이 심해졌고, 전염병 위기까지 덮치는 바람이 로하니 정부에 대한 지지는 상당히 낮아졌다.

올해 2월 총선에서 핵합의를 비판하는 반미 보수파가 압승한 점은 이런 이란 민심을 반영한 결과다.

이대로 대선이 치러진다면 이란의 다음 정부는 강경한 반미 보수정권이 들어설 공산이 매우 크다.

골든타임 5개월이 흘러가면 이란의 반미 보수정권이 '큰 사탄' 미국과 협상장에서 만날 가능성은 크지 않다.

미국 정부 한 관계자는 바이든 당선인과 로하니 대통령이 각자 자국에서 핵합의에 반대하는 세력을 설득하고, 차기 지도자가 이를 이행할 것임을 보여줘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나 양국의 불신과 적대가 커질 대로 커진 현상황에서 이런 '외교적 신의성실'이 통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게 사실이다.

미국의 핵합의 파기 뒤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사령관 살해 등 악재가 이어지면서 이란에서 미국과 협상을 반대하는 여론이 높아졌다.

"바이든 취임 뒤 급선무는 이란 핵합의"…골든타임 5개월

◇ 미국 핵합의 복귀·이행에도 문제 산적
복수의 미국, 유럽 외교 관계자들은 CNBC에 바이든 당선인이 취임하면 우선 이란과의 관계 개선에 나서고, 미국이 외교적 움직임에 나설 준비가 됐음을 확실히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 예로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 등 고위 관리에 대한 제재를 거두고 이란에 대한 인도주의적 수출 규제 완화 등을 들었다.

바이든 당선인은 핵합의 타결 당시 부통령으로서 협의에 깊이 관여하는 등 관련 경험이 풍부해, 이란과의 외교에 신속히 나설 능력이 있다는 게 관련 전문가의 설명이다.

그러나 합의 복원에 앞서 해결해야 할 여러 문제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신속한 움직임이 가능할지는 확실치 않다.

바이든 당선인은 핵합의에 탄도미사일 규제 등 다른 쟁점도 포함하는 방안을 제안하고 있다.

이란은 미국이 핵합의에 '원문 그대로' 복귀해야 하고 추가 협상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한다.

이란 최고지도자는 미국 대선과 관련해 "누가 돼도 이란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말해 로하니 정부의 입지가 좁아졌다.

미국 역시 합의에 새로운 내용을 추가하려면 핵합의에 회의적인 공화당 의원이 다수인 미국 의회에서 먼저 승인받아야 한다.

이란 지도부는 미국이 핵합의에 복귀하려면 먼저 일방적 파기에 대한 공식 사과를 요구하는 터라 바이든 행정부라 하더라도 이를 받아들이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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