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연구팀, 국립보건원 지원 연구과제 수행…"뇌졸중 위험 역시 낮아져"
보건원 "이 연구만으로 미세먼지 심한 날에도 외부활동 권장하는 것은 아냐"

미세먼지(PM10)나 초미세먼지(PM2.5)에 노출되는 상황에서도 빨리 걷기, 테니스 등의 운동을 주 5회 이상하면 심혈관질환 발병 위험을 낮출 수 있음을 시사하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립보건연구원은 28일 박상민 서울대 의대 교수팀이 앞서 '미국 심장학회 저널'에 발표한 연구 결과를 소개하면서 "중강도 이상 신체활동을 주 5회 이상 실시하면 미세먼지 노출 농도에 상관없이 심혈관질환 발생위험률이 감소함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미세먼지는 입자 크기가 10㎛(마이크로미터, 100만 분의 1m) 이하인 먼지로, 유해한 탄소류와 대기오염물질 등으로 구성돼 있다.

미세먼지 중에서도 입자 크기가 2.5㎛ 이하인 것은 초미세먼지라고 부른다.

초미세먼지를 비롯한 미세먼지는 심혈관질환을 일으키는 위험인자로 알려져 있으며, 국립보건원은 미세먼지와 운동 및 심혈관질환 발생위험 사이의 관련성을 알아보기 위해 지난해부터 박 교수팀의 관련 연구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박 교수팀은 2009∼2010년 건강검진을 받은 40세 이상 가운데 심혈관질환 진단 이력이 없는 18만9천771명을 대상으로 2011∼2013년의 건강 상태를 평가했다.

미세먼지 자료는 에어코리아의 2009∼2010년 자료를 이용했다.

연구진은 미세먼지가 저농도(연평균 55.13㎍/㎥ 미만)일 때 주 5회 이상 중증도 이상 운동을 하면 심혈관질환 발생위험이 17% 감소하고, 고농도(55.13㎍/㎥ 이상)에 노출됐을 때는 18%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했다.

뇌졸중 발생위험 역시 미세먼지 저농도인 상황에서 주 5회 이상 운동을 할 때는 15%, 고농도에서는 24% 각각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연구에서 중증도 이상 운동은 빨리 걷기, 테니스, 자전거 타기 등을 하루 30분 이상 했을 때와 등산, 달리기 등을 하루 20분 이상 했을 때를 말한다.

또 초미세먼지가 저농도(연평균 27.86㎍/㎥ 미만), 고농도(27.86㎍/㎥ 이상)인 상황에서 운동을 5회 이상하면 심혈관질환 발생위험이 각각 26%, 38% 낮아지는 것으로 평가됐다.

뇌졸중 발생위험의 경우 초미세먼지 저농도와 고농도 상황에서 주 5회 이상 운동을 하면 각각 32%, 47% 정도 감소한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운동의 심혈관질환 발생위험 감소 효과는 대체로 50세 이상, 비만, 비흡연·비음주자 등에서 잘 나타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개인 특성에 따라 운동 효과에 차이가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국립보건원은 더 정확한 관리 방안 마련을 위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권준욱 국립보건연구원장은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연평균 미세먼지가 높은 지역에 사는 사람들에 대해 신체활동 실천을 권고할 수 있는 직접적인 근거를 제시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다만 "이번 연구 결과만으로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도 건강을 위해 중강도 이상의 외부 신체활동을 권장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미세먼지 있어도 운동하면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 낮아진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