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다니며 만삭에 석사과정 합격한 김정훈 씨도 학위 받아
KAIST 28일 온라인 학위수여식…석·박사 등 2천846명 졸업
군 복무하며 SCI 14편 등 26편 발표…권현 소령 KAIST 박사 졸업
"몸에 밴 규칙적인 생활 습관과 야전에서 작전 수행하듯 단기 목표를 정해 추진하는 방식이 연구에 도움이 됐습니다.

"
육군 위탁 교육생으로 2017년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산학부 박사과정에 입학했던 권현 소령(진급대상)이 3년 만에 졸업했다.

27일 KAIST에 따르면 권 소령은 28일 열리는 '2020 온라인 학위수여식'에서 박사과정 졸업생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권 소령은 인공지능·뉴럴 네트워크 등을 포괄하는 머신러닝 사이버 보안과 시스템 보안 분야를 연구해 왔으며, 박사과정 3년 동안 12편의 주 저자 논문을 포함해 14편의 SCI(E)급 논문을 발표했다.

미국 군사 분야 학회인 '밀컴'(Milcom 2018), 컴퓨터 보안 분야 학회인 'ACM CCS 2019' 등 권위 있는 학술 대회에서도 12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권씨는 "아침밥만 먹고 출근해 종일 연구실에서 시간을 보내고, 자정을 넘어 기숙사에 돌아와 그대로 뻗는 '좀비' 같은 생활을 반복해 왔다"며 "10여년간 군인으로 살아오며 익숙해진 생활 방식이 연구의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군 위탁생 최초로 2018년 '네이버 박사 펠로우십 어워드', 올해 'KAIST 박사학위 우수논문상' 등을 수상했다.

지난 2월 박사과정을 마무리한 뒤 이달부터 육군사관학교 전자공학과 조교수로 재직 중이다.

그는 "하고 싶었던 연구를 원 없이 해볼 수 있어 감사한 시간이었다"며 "앞으로 의료 데이터를 이용한 보안 문제 연구, 최신 딥러닝 모델에 대한 보안 취약점 분야 연구 등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017년 회사의 학술연수 프로그램을 통해 KAIST 전기·전자공학부에 입학했던 김정훈(40) 씨도 3년 만에 석사 학위를 받는다.

군 복무하며 SCI 14편 등 26편 발표…권현 소령 KAIST 박사 졸업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에 근무하던 김씨는 만삭의 몸으로 석사과정에 합격했다.

출산 후 휴학했다 이듬해 봄 다시 학교로 돌아왔고, 수원 집과 대전 학교 기숙사를 오가며 육아와 학업을 병행해온 끝에 과정을 무사히 마쳤다.

김씨는 지난 3월 삼성전자 수석 연구원으로 현업에 복귀해 딥러닝을 이용한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신기능을 연구하고 있다.

김씨는 "묵묵히 기다려준 남편과 아이, 양육을 도와주신 양가 부모님 덕분에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며 "기숙사 룸메이트들의 든든한 지지와 연구실 동료·교수님들의 크고 작은 도움 덕분"이라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올해 KAIST 학위수여식에서는 박사 721명, 석사 1천399명, 학사 726명 등 2천846명이 학위증을 받는다.

군 복무하며 SCI 14편 등 26편 발표…권현 소령 KAIST 박사 졸업
학위수여식은 당초 지난 2월 개최될 예정이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연기됐다가 6개월 만에 온택트 방식으로 진행된다.

행사는 졸업생 대표와 보직 교수, 진행 요원 등 11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대전 본원 대강당과 창의학습관 터만홀, 학술문화관 정근모 콘퍼런스홀 등 3곳에서 나눠 열린다.

졸업식은 학교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