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포 아크로리버파크+잠실주공5단지 보유세 7천500만원→1억7천만원
전문가 "보유세 부담으로 다주택자 매물 내년 상반기 나올 가능성"

정부가 7·10 대책에서 다주택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 최고세율을 현행 3.2%에서 6.0%로 올리는 세제 인상을 예고하면서 다주택자의 보유세 부담이 상당히 커질 전망이다.

정부는 지난해 12·16대책에서 종합부동산세율을 1주택자는 0.1∼0.3%포인트, 3주택자와 조정대상지역 2주택자는 0.2∼0.8%포인트 인상하고, 종전 200%였던 2주택자의 전년도 세부담 상한도 3주택자와 마찬가지로 300%까지 올리기로 했다.

그러나 이런 내용을 담은 세법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상태에서 10일 다시 과세표준 구간별 중과세율을 현행보다 0.6∼2.8%포인트 인상해 1.2∼6.0%의 세율을 적용하기로 내용을 강화했다.

[7·10대책] '마포래미안+은마' 2주택자 보유세 3천만원→6천800만원
신한은행 우병탁 세무사에 따르면 마포 래미안푸르지오 전용면적 84.5㎡(29층)와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 84.4㎡(6층) 등 아파트 2채를 소유한 A씨의 경우 올해 보유세가 총 2천967만원에서 내년 6천811만원으로 3천844만원 오른다.

서울은 전 지역이 규제지역으로 묶여 있어 2주택자에도 이번 종부세 세율 인상안이 적용된다.

올해 래미안푸르지오의 공시가격은 10억1천760만원, 은마아파트 공시가격은 15억3천300만원으로, 두 아파트값을 합하면 25억5천60만원이다.

내년 공시가격은 10% 상승할 것으로 가정했다.

A씨는 올해 종부세로 1천857만원 내고, 재산세로 444만원, 농어촌특별세 371만원, 지방교육세 89만원 등을 납부하면 되지만, 내년에는 종부세가 4천932만원으로 크게 뛰고 재산세(547만원)와 농어촌특별세(986만원), 지방교육세(109만원)도 모두 오른다.

이번 대책에서 정부가 종부세 과표를 3억원 이하는 현행 0.6%에서 1.2%로 세율을 올리고, 3억∼6억원은 0.9%→1.6%, 6억∼12억원은 1.3%→2.2%, 12억∼50억원은 1.8%→3.6%, 50억∼94억원 2.5%→5.0%로 각각 상향해 이를 적용해 계산한 결과다.

A씨의 내년 종부세 상승률은 165.6%에 달한다.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112.9㎡(21층)와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전용 82.5㎡(10층) 등 2채의 아파트를 보유한 B씨의 경우에는 보유세가 올해 7천548만원에서 내년에 1억6천969만원으로 2배 이상으로 껑충 뛴다.

아크로리버파크 공시지가는 30억9천700만원, 잠실주공5단지 아파트는 16억5천만원으로, 두 아파트 가격을 합하면 47억4천700만원이다.

B씨는 종부세가 공시지가 상승과 세율 인상 영향으로 올해 7천548만원에서 내년 1억2천648만원으로 크게 오르면서 보유세 부담이 2배 넘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B씨의 내년 종부세 상승률은 155.8%다.

[7·10대책] '마포래미안+은마' 2주택자 보유세 3천만원→6천800만원
다주택자·법인의 보유세 부담이 커지게 되면서 이들이 보유한 주택이 매물로 나올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2주택자 이상 보유자의 종부세 부담이 늘어 단순히 세율로만 봐도 2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인상된 세제안이 적용되는 내년 6월 1일 이전에 주택 처분을 고민하는 다주택자들이 많아질 것 같다"고 예상했다.

김 위원은 "다만, 이번에 양도소득세도 강화돼 다주택자들이 60% 수준의 세금을 내고 팔기에도 어려움이 있어 보인다"며 "양도세 한시 유예 조치 등 유인책이 있어도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체 인구 중에서 주택부문 종부세 납세자는 지난해 51만1천명으로 인구의 1.0%에 해당한다.

이번 종부세 중과세율 인상의 적용을 받는 대상 인원은 이보다 적은 0.4% 수준이다.

정부는 이번 대책에서 다주택 보유 법인에 대해서는 일괄적으로 중과 최고세율 6.0%를 적용키로 해 법인에 대한 보유세 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