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시·도교육청의 주요 정책 사항을 주민들이 직접 투표를 통해 결정할 수 있도록 주민투표제 도입을 추진한다.

교육부는 8일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고 밝혔다. 교육자치법 개정안은 교육감이 교육·학예에 관한 사무 중 주요 결정 사항을 주민투표에 부칠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에서만 시행되던 주민투표제를 교육청에도 도입해 법적 불균형을 해소하고, 교육 관련 업무에서도 시민의 직접 참여를 보장한다는 취지다.

개정안에 따르면 지자체 주민투표와 마찬가지로 19세 이상 선거권자 총수의 20분의 1 이상, 5분의 1 이하 범위에서 조례로 정한 수 이상 서명을 받을 경우 일반 시민들이 주민투표를 청구하는 것도 가능하다. 주민투표 대상은 교육감 소관 업무에 한정된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교육감 정책에 따라 여론 대립이 첨예한 사안을 주민투표로 결정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 향후 외국어고, 자율형 사립고, 국제중 폐지도 주민투표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 교육부는 2025년부터 외고·자사고를 폐지해 일반고로 전환하기로 예고한 가운데 서울교육청과 경기교육청은 국제중 폐지를 추진 중이다. 이와 관련해 일부 학부모와 교원단체는 반발하고 있다. 교육부는 주민투표에 회부할 수 있는 항목과 기준을 추후 조례로 정한다는 방침이다.

교육부는 다음달 17일까지 개정안에 대한 의견을 받는다. 올해 국회를 통과하면 이르면 내년 하반기 주민투표제도가 도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