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사일정 지연돼 8월까지 등교 불가피, 체육수업도 차질

"오늘도 얼마나 더울지 걱정이네요. 푹푹 찌는 날씨에 온종일 마스크 쓰고 수업하는 게 정말 고역입니다"
"찜통더위 어떻게 견디나"…벌써 헉헉대는 '마스크 수업'
청주의 한 초등학교 A(40) 교사는 저녁이면 으레 다음날 수은주가 얼마나 오를지 챙겨보는 게 일과가 됐다.

30도를 웃도는 날씨 속에 갑갑한 마스크를 쓰고 4∼5시간을 연속 수업하기가 여간 힘들지 않아서다.

이마에 땀방울이 맺혀도 에어컨 작동은 조심스럽다.

혹시 모를 바이러스 확산 우려 때문이다.

에어컨 가동 수칙에 따라 바람이 사람의 몸에 직접 닿지 않도록 하고, 바람 세기도 낮춰서 가동하다 보니 냉방에는 한계가 있다.

A 교사는 "나도 이렇게 힘든데, 어린아이들이 후텁지근한 교실에서 마스크를 쓰고 생활하기가 얼마나 힘들겠냐"며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교육 현장 가운데는 초등학교가 폭염에 가장 취약하다.

학생들이 어린 탓에 대응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찜통더위 어떻게 견디나"…벌써 헉헉대는 '마스크 수업'
교사들도 담임 1명이 4∼5시간을 연속으로 이어 수업하기 때문에 교과별로 수업을 하는 중·고등학교보다 피로도가 더 크다.

그나마 마스크를 쓰지 않고, 야외에서 할 수 있는 체육수업 마저 무더위로 정상적인 진행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충북도교육청은 폭염주의보·경보 등의 특보가 내리면 야외활동을 자제하거나 중단하라는 폭염 대책을 각급 학교 시달했다.

벌써 충북에서는 지난 7일부터 10일까지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바 있다.

당시 상당수 학교가 야외 체육수업을 진행하지 않았다.

청주의 한 초등학교 교사는 "학생들이 체육을 가장 좋아하지만, 요즘처럼 30도를 오르내리는 날씨가 이어지면 1주일에 3시간 정도인 체육수업을 제대로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기상청은 평년 평균 9.8일인 여름철 폭염 일수가 올해 20∼25일에 달할 것으로 예보했다.

평균 기온도 평년보다 0.5∼1.5도가 높을 것으로 전망하는 그 어느 해보다도 무더위가 맹위를 떨칠 것으로 내다봤다.
"찜통더위 어떻게 견디나"…벌써 헉헉대는 '마스크 수업'
그렇다고 폭염을 피할 수 있는 여름방학 운용도 올해는 녹록지 않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학사일정이 늦어진 탓에 상당수 학교의 여름방학이 예년보다 2주가량 축소된다.

폭염 속 수업을 진행해야 하는 초등학교들은 벌써부터 걱정이 앞선다.

충주의 한 초등학교는 애초 다음달 21일부터 8월 24일에 진행하려던 여름방학을 8월 10일부터 8월 26일로 축소하는 등 충북지역 상당수 학교가 여름방학을 2주가량 축소했다.

이 학교 교감은 "올해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7월 하순과 8월 초순에도 등교해야 한다"며 "학생들이 잘 견뎌낼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