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사유 시설 주차장 관리 개입 어려워"…"캠핑카 주차 공간 마련해야"

야외에서 멋진 경치와 자연을 즐기며 여가를 즐기는 '캠핑족'이 꾸준히 늘고 있다.

"공간 부족한데" 주차장 점령한 캠핑 캐러밴 문제로 '주민 갈등'
특히 승용차나 레저용 차량(RV) 뒤에 견인 고리를 장착해 끌고 다니는 캐러밴과 자체 엔진이 달린 캠핑카도 증가 추세다.

주차 공간이 부족한 일부 아파트 단지에서는 이들 캠핑 캐러밴 주차 문제로 주민 간 갈등을 빚는 경우가 적지 않다.

청주시 서원구에 사는 김모(31) 씨는 9일 아파트 주차장에 장기간 주차된 캠핑 캐러밴을 볼 때마다 화가 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김씨는 "주차 공간이 부족한데 캠핑 캐러밴이 몇 달째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니 솔직히 불만"이라며 "일반 차량은 자리를 옮겨가며 주차하지만, 캠핑 차량은 이용 빈도가 낮아서 몇 달째 같은 곳을 '점령'하고 있을 때가 많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씨가 사는 아파트는 1천세대 규모로 가구당 주차대수는 1대 수준이다.

가구당 1∼2대의 차량을 운행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주차 공간은 늘 부족하다고 김씨는 전했다.

"공간 부족한데" 주차장 점령한 캠핑 캐러밴 문제로 '주민 갈등'
상당구 아파트에 사는 장모(37) 씨는 "크기가 큰 캠핑 캐러밴은 양쪽 옆 주차 공간까지도 일부 차지하기 때문에 옆에 작은 차량만 주차해야하는 경우도 많다"고 토로했다.

서원구의 한 아파트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주민들이 캠핑 캐러밴 주차 문제 때문에 종종 갈등을 빚는 경우 있었다"며 "캠핑 캐러밴이 주차할 수 있는 별도 공간을 마련하는 등 중재한 적이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청원구 오창읍 아파트 단지에서 캠핑 캐러밴 주차 문제로 갈등을 빚던 주민이 시에 민원을 제기하기도 했었다.

청주시 관계자는 "아파트 단지 주차장은 사유 시설이기 때문에 지자체에서 운영에 개입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가끔 캠핑카 관련 분쟁이 있는데 입주자대표회의를 통해 해결하도록 안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간이 부족하다 보니 도심과 떨어져 있는 무료 주차장에 캠핑카·캐러밴을 주차하다가 시설 이용객들과 갈등을 빚는 경우도 빈발한다.

"공간 부족한데" 주차장 점령한 캠핑 캐러밴 문제로 '주민 갈등'
캠핑 동호인들은 늘어나는 캠핑 캐러밴과 캠핑카 수요에 맞춰 지자체가 주차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차병희 한국캠핑협회 총재는 "늘어나는 캠핑 수요에 발맞춰 지자체가 캠핑 캐러밴을 보관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며 "도심에서 거리가 있더라도 유휴지나 한산한 공영 주차장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인천시 남동구청은 수도권에 캠핑카를 주차할 공간이 없다는 점에 착안해 평소 빈자리가 많았던 소래제3공영주차장을 캐러밴과 캠핑카를 주차할 수 있는 '복합주차장'으로 만들었다.

"공간 부족한데" 주차장 점령한 캠핑 캐러밴 문제로 '주민 갈등'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