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 감염 등으로 확진자 181명…불안 요소 여전
'집콕에 외출시 마스크 필수' 일상 변화…당분간 지역경제 타격 불가피
"우리 함께 이겨낼 수 있어요" 잇단 기부·착한 임대료 동참 캠페인
대전세종충남 코로나19 한 달…소강 속 여파는 계속
대전과 세종, 충남지역은 21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한 달째를 맞는다.

초기 패닉 상태에 빠졌던 주민들은 시간이 흐르면서 다소 안정을 찾아가고 있지만,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두려움은 여전하다.

그동안 일선 학교의 개학이 계속 연기되고, 일반인들도 약속을 잡지 않고 외출을 자제하며 '사회적 거리 두기'를 지속하면서 일상에도 다양한 변화가 생겼다.

미세먼지가 심할 때나 챙겨 쓰던 마스크는 이제 '생활 필수품'이 됐다.

공적 마스크를 사려고 약국 앞 등에 줄지어 서는 것도 반복되는 일상이 됐다.

경제 활동과 경제 심리는 크게 위축돼 회복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기업들은 너나 할 것이 없이 여기저기서 아우성이다.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취약계층의 어려움은 특히 더 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런 가운데도 '착한 임대료 운동'과 독지가들의 잇단 성금 행렬, 마스크 만들기 자원봉사 등 선한 움직임은 충격에 빠진 국민에게 그나마 작은 희망의 버팀목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 대전 22명·세종 41명·충남 118명…급한 불 꺼졌나
대전세종충남 코로나19 한 달…소강 속 여파는 계속
대전과 세종, 충남에서 코로나19 확산세는 한풀 꺾인 분위기다.

물론, 또 다른 집단 감염 우려 등 불안 요소는 여전하다.

20일 현재 지역 내 코로나19 확진자는 대전 22명, 세종 41명, 충남 118명 등 모두 181명이다.

지난달 21일 계룡과 대전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 한 달 만이다.

충남에서는 줌바 댄스를 매개로 한 확진자가 집중됐던 천안에서 가장 많은 98명이 나왔고, 아산 9명, 서산 8명, 홍성 2명, 계룡·태안 각 1명이다.

세종에서는 지난 10일 이후 정부세종청사 내 해양수산부 소속 공무원들의 집단 감염사례가 나왔다.

서산에서도 대산공단 내 한화토탈에서 이뤄진 집단 감염이 확진자 수를늘렸다.

확진자의 밀접 접촉자와 동료 직원들에 대한 전수 조사 결과 모두 음성으로 나와 추가 확진자가 나올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은 상황이다.

추가 확진자 수가 눈에 띄게 주는 사이 코로나19 감염 환자가 완치 판정을 받고 퇴원하는 사례는 줄을 잇고 있다.

◇ 피해 눈덩이…마스크 필수 '달라진 일상'
대전세종충남 코로나19 한 달…소강 속 여파는 계속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제 및 상권 피해도 현실화하고 있다.

대전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 후 6일 동안 지역 유동인구와 신용카드 결제금액을 분석한 결과 1년 전보다 유동인구와 카드 결제금액이 20% 안팎이나 감소했다.

대전시 빅데이터 팀이 지역 첫 확진자 발생 다음 날인 지난달 22일부터 27일까지 신용카드 결제액 등을 토대로 분석한 결과다.

비교 기간은 지난해 2월 23일부터 28일까지다.

첫 확진자가 나온 후 대전 전체 유동 인구는 하루 평균 2천300만6천229명으로 집계돼 지난해 2천830만402명보다 18.7% 감소했다.

지역 대표 상권인 시청 주변은 33.7%(44만7천179명 → 29만6천405명) 급감해 상황이 더욱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저녁 시간대 시청 주변 유동 인구 감소율은 43.9%에 달했고, 점심(33.0%)때도 3분의 2 수준으로 떨어졌다.

유동 인구가 이렇게 줄면서 지역 상권 매출은 지난해보다 27.3% 감소했다.

신용카드 승인 건수도 23.6% 줄었다.

초기 피해 규모로 미뤄볼 때 이번 사태가 장기화하면 할수록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역 소상공인들은 "반 토막 매출에도 지원금 받기는 하늘의 별 따기"라며 어려움을 호소한다.

대덕구 오정동 농수산물도매시장 인근에서 채소류 도매업을 하는 A씨는 "경제가 좀 어려워질 것으로는 생각했지만, 내게도 이렇게 심각하게 닥칠 줄은 상상도 못했다"며 "지난달부터 매출 감소 등 위기를 직접 체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전세종충남 코로나19 한 달…소강 속 여파는 계속
대전에서만 72개 중소기업이 매출·투자 감소와 비용 증가 등으로 230억원 규모 피해를 본 것으로 집계됐다.

◇ "이겨낼 수 있어요" 기부·착한 임대료 동참
이런 와중에도 '작은 희망을 쏘아올리는' 시민의식이 돋보인다.

세종시에서는 보건 마스크 대신 면 마스크를 활용하고 마스크를 사기 위해 줄을 서지 않겠다고 약속하는 '나는 오케이, 당신 먼저' 캠페인이 벌어지고 있다.

시민들은 마스크 알리미 앱과 시가 운영하는 위치기반 스마트 포털 '세종엔'을 통해 재고 현황을 확인한 뒤 가까운 약국에서 마스크를 구매하고 있다.

동 별로 마스크 판매 시간을 통일하는 약국들도 있고, 문 앞에 미리 판매 시간을 공지하는 곳도 생겨나면서 초기 불편이 다소나마 해소됐다.

대전세종충남 코로나19 한 달…소강 속 여파는 계속
코로나19 극복을 응원하는 손길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금전적 기부는 물론 마스크를 만들어 공유하고, 임대료 부담에 힘겨워하는 소상공인을 위한 '착한 임대료' 캠페인도 사회 문화로 정착 중이다.

대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는 3억600만원의 성금이 들어왔다.

충남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도 현금과 현물 등 모두 11억1천여만원이 답지했다.

세종지역 성금은 현재 현금과 물품 등 1억1천600만원에 이른다.

모금회는 기부금을 활용해 마스크와 손소독제, 의료진 보호복 등 방역물품을 사회복지시설 등 소외 계층에 공급했다.

전국적으로 가장 많은 확진자가 나온 대구시도 도왔다.

세종시 한솔동·소담동·부강면 주민들은 평소 주민자치 프로그램을 통해 익힌 재봉 실력을 발휘해 필터 교체형 면 마스크를 직접 만들어 기부했다.

충남도 내 시·군 적십자사와 바느질 공예단체, 자원봉사센터는 마스크 1만9천여개를 제작해 취약계층에 배포했다.

착한 임대료 캠페인에 참여하는 임대인도 늘고 있다.

대전에서는 임대인 181명이 참여해 414개 점포 임차인들이 혜택을 보게 됐다.

세종시 소담동 세종로이어즈타워·프린터세종세상·조치원 세종중앙신협(이사장 민병원) 등 3개 상가 건물주가 두세달 동안 임대료를 10∼50% 인하해 주기로 하는 등 착한 임대료 운동에 동참했다.

대전세종충남 코로나19 한 달…소강 속 여파는 계속
충남도 산하 기관인 충남정보문화산업진흥원과 충남도경제진흥원은 입주기업들에 2∼3월 임대료를 50% 감면해 준다.

다른 5개 산하 기관도 임대료를 무료 또는 50% 감면하는 것을 협의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