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전쟁 격전지였던 키리바시공화국 타라와섬에 강제로 끌려가 숨진 한국인 유해 한 구가 최근 DNA 검사로 신원이 밝혀졌다. 태평양지역에서 처음으로 일제강점기에 강제 동원된 한국인에 대한 유해 봉환이 이뤄질 전망이다.

태평양전쟁 강제동원 韓人유해 첫 확인
2일 권미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행정안전부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과수의 DNA 감식 결과 타라와전투 희생자 A씨와 친자 관계로 추정되는 유가족 B씨의 친자 관계 확립 확률이 99.9996%로 나타났다.

타라와전투는 1943년 11월 일본군이 점령 중이던 타라와섬에 미군이 상륙하면서 발발한 전투다. 일본군에 군속과 노무자 등으로 끌려간 조선인 1200여 명 중 1100여 명도 이 전투에서 숨졌다.

국과수는 지난 3월 타라와섬에서 전몰자 유해 발굴 작업을 벌인 미국 국방부 전쟁포로·실종자 확인국(DPAA)의 협조로 아시아계로 추정되는 145구의 유해 시료를 확보했다. 국과수는 다른 유가족 184명의 DNA도 확보해 희생자 유해와 유가족 간의 친자 관계를 확인하던 중 A씨의 친자 관계로 추정되는 유가족 B씨의 DNA를 확인했다.

행안부는 미국 정부의 협조를 받아 올해 안에 해당 유해의 봉환에 나설 계획이다. 한국인 유해 봉환은 지금까지 일본에서 1만998구, 사할린에서 71구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이주현/배태웅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