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정·홍대·충정로 등 '지하철 몰카' 위험 높다
2017년 기준 서울 2호선 지하철역 가운데 몰래카메라 등 디지털 성범죄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았던 곳은 합정·홍대입구·충정로·동대문역사문화공원·왕십리·잠실·선릉·신도림역 등으로 나타났다.

경찰청과 KT가 손잡고 범죄 데이터와 유동인구 데이터를 결합해 제작한 ‘지하철역 디지털 성범죄 위험도’ 분석 결과다. 경찰은 이를 순찰 및 단속 등 실제 업무에 적용하고 해당 정보를 인터넷·모바일을 통해 시민에게도 제공할 계획이다.

6일 경찰청에 따르면 경찰과 KT는 지하철 노선·역·출구별 KT 통신의 유동인구 데이터와 공공 데이터를 기반으로 디지털 성범죄 발생 위험 정도를 확인할 수 있는 지표를 개발했다. 수도권 지하철역과 역 출구별로 위험등급을 1(높음)~5(낮음)단계로 구분해 색상으로 표시했다.

위험도 지표에는 과거 범죄 발생 빈도뿐 아니라 범죄 발생 현장의 유동인구 수, 시간대별 인구 구성 비율, 혼잡도 등 환경 요인과 노선별 특성, 계절적 특성 등 다양한 정보가 반영됐다. 이를 기준으로 한 달에 한 번 위험도를 분석한다. 예를 들어 지난해 7월의 경우 ‘고위험군’ 서울지하철역은 서울역(1·2·10번 출구)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1·13번 출구) 여의도역(3번 출구) 공덕역(4번 출구)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 지하철 순찰에 나서는 일선 경찰관은 이 지표를 활용해 범죄 예방 및 단속활동을 할 방침이다. 지하철 노선과 시간대 등을 조건검색해 범죄 발생 위험 지역을 추천받아 우선적으로 순찰에 나서는 식이다.

경찰 관계자는 “앞으로 지하철역에서의 디지털 성범죄 예방이 더욱 과학적으로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민들이 온라인 또는 모바일로 자신이 이용한 노선·지하철역·출구의 디지털 성범죄 위험도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한 ‘안심맵’도 다음달 공개된다.

이현진 기자 ap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