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단체 "미세먼지 심한 봄철 마라톤대회 가을로 옮겨야"
미세먼지가 심각한 봄철에 집중된 마라톤대회를 가을에 열어야 한다는 환경단체 지적이 나왔다.

환경보건시민센터는 10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세먼지를 배 이상 더 많이 마실 수 있는 봄철 마라톤은 위험하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 단체는 "마라톤 정보 사이트에 따르면 3월에 전국에서 32개에 달하는 마라톤대회가 열렸고, 4월에는 2배가 넘는 73개 대회가 열린다"면서 "5월에도 41개 대회가 열리는 등 한해 열리는 마라톤대회의 3분의 2가 봄에 집중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서울시 기후환경본부의 2016∼2017년 자료를 보면 연중 미세먼지·초미세먼지 농도는 3∼5월에 가장 높고, 최근에는 미세먼지 주의보·경보가 발령되기도 했다"면서 "이 시기에 마라톤대회는 시민 건강에 위해가 된다"고 우려했다.

이들은 "시민 건강을 위한다면 봄철에 집중된 마라톤대회를 미세먼지가 적은 계절인 가을로 연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많은 시민이 참여하는 야외 행사·모임도 가급적 봄철은 피하는 것이 좋다"고 제언했다.

실제로 이대택 국민대 교수팀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미세먼지 농도가 '보통' 수준이어도 달리기를 하면 '나쁨' 농도에서 걷는 것보다 더 많은 양의 미세먼지를 흡입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

또 코로 숨 쉴 때보다 입으로 숨 쉴 때 더 많은 미세먼지를 들이마시게 되고, 운동강도가 세지면 미세먼지가 큰 저항 없이 폐 깊숙한 곳까지 들어갈 가능성도 커진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환경단체 "미세먼지 심한 봄철 마라톤대회 가을로 옮겨야"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