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농도 미세먼지가 며칠째 이어진 27일 서울지역 학생들이 마스크를 쓰고 등교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고농도 미세먼지가 며칠째 이어진 27일 서울지역 학생들이 마스크를 쓰고 등교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갈수록 심각해지는 미세먼지에도 전국 초·중·고교의 80%는 공기정화시설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면역력이 약한 아동과 청소년 등 학생들의 건강이 위협받는 상황을 서둘러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27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장인 유성엽 민주평화당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아 분석한 ‘학교 내 공기정화설비 설치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5월 기준 전국 초중고 학급의 공기정화시설 설치율은 20.47%에 그쳤다.

나머지 79.53%, 즉 5곳 중 4곳 꼴로 학교가 미세먼지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된 셈이라고 유 의원은 꼬집었다. 각급 학교별 공기정화시설 설치율은 △초교 22.55% △중학교 18.4% △고교 18.04%에 불과했다.
<표>학교 내 공기정화설비 설치 현황 / 출처=교육부 제공
<표>학교 내 공기정화설비 설치 현황 / 출처=교육부 제공
이러한 문제점이 지적되자 작년 9월 정부가 발표한 미세먼지 관리 종합대책의 일환으로 학교 현장 환경개선사업도 추진 중이나 여전히 미흡한 수준이다.

교육 당국은 지난해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통해 177억원을 투입, 초교 637개에 공기정화장치를 추가 설치했다. 체육관이 없는 초중고 979개교 대상 실내체육시설 설치사업도 진행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362곳(36.9%)만 설치 완료됐다.

유 위원장은 “지금 일선 학교에서는 실내체육시설이 부족해 체육수업을 못할 뿐 아니라 공기정화시설조차 없어 창문을 열기는커녕 마스크를 쓴 채 수업을 들어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는 “정부 차원에서 대책을 마련하고는 있지만 속도가 늦어 자칫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 될까 우려스럽다”며 “이번 추경에서 학교의 미세먼지 관련 예산을 반드시 확보, 조기 집행해 학생들 건강을 위협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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