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수학능력시험에 서술·논술형 문제를 포함하고 채점은 대학 자율에 맡겨야 합니다.”

"논술·서술형 수능 별도 도입… 채점은 대학 자율에 맡겨야"
교육부가 24일 서울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에서 연 ‘대입제도 개편을 위한 제2차 대입정책 포럼’에서 이 같은 주장이 나왔다. 포럼에는 조대연 고려대 교육학과 교수, 김현 서울경인지역입학관련처장협의회장(경희대 입학처장), 정영근 선문대 입학처장 등 대학 관계자들이 참석해 발표와 토론을 했다. 포럼은 올해 중학교 3학년인 학생들부터 적용받는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발표를 맡은 김 회장은 “현재 연 1회 시행하고 있는 수능을 수능1과 수능2로 나눠 연 2회 시행하는 방안을 제안한다”며 “수능2는 논술·서술형으로 치르되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공통으로 문제를 출제하고 각 대학에서 자율적으로 채점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대학들이 연합해 공통문제를 출제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김 회장은 “일본도 2020학년도부터 대입시험에 서술형 문항을 도입한다”며 “창의융합형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해외에서는 논술·서술형 대입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논술·서술형 수능이 도입되면 학생들의 사교육 부담만 커질 것이라는 반론도 나왔다. 이에 대해 김 회장은 “중장기적으로 학교 차원에서 논리력과 사고력을 키우는 교육이 병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 교수도 “수능 위주 전형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불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장기적인 과제”라는 점을 전제하면서 “대입전형은 대학마다 입시 다양성을 확대하고 인정해주는 방향으로 바뀌어야 하고, 학교 성적만이 아니라 학생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통해 대학이 입학 여부를 결정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도권 대학들은 수시와 정시 통합에 대해선 견해를 같이했다. 수능 성적을 확인한 뒤 자신에게 맞는 전형을 골라 대학에 지원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수능을 절대평가제로 전환할 경우에도 수능 변별력 약화 논란을 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학생부나 대학별고사 등 다른 전형을 혼합해 변별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얘기다.

교육부는 다음달 말까지 총 네 차례에 걸쳐 대입정책 포럼을 열어 각계 여론을 수렴할 예정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대입정책 포럼에서 나온 의견을 토대로 국가교육회의 주도의 숙의 과정을 거쳐 올해 8월까지 개편안을 확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