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지난달 9일 산둥(山東)성 웨이하이(威海)시에서 발생한 유치원 통학버스 화재 참사가 버스 운전기사의 방화로 발생했다는 결론을 내리면서 작년 7월 대만에서 26명의 사망자를 낸 관광버스 화재사고가 재조명되고 있다.

운전기사의 방화가 사고 원인인 점과 탑승자 전원이 숨지는 참혹한 피해가 유사하기 때문이다.

작년 7월 19일 대만 타오위안(桃園)공항 부근 고속도로에서 일어난 관광버스 화재 참사는 버스 기사의 방화 때문으로 밝혀졌다.

타오위안 지방검찰은 당초 화재 원인을 버스 불법 개조와 전기 제품 과다 사용에 대한 전류 과부하로 추정했다가 한 달간 추가 수사를 거쳐 운전기사 쑤(蘇)모씨가 운전 중 스스로 몸에 휘발유를 끼얹고 불을 질렀기 때문에 화재가 발생했다는 최종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검찰은 당시 화재 차량에서 휘발유가 담긴 페트병을 발견했다며 쑤씨의 시신을 부검한 결과 만취 상태였다는 사실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중국 정부가 웨이하이 중세한국국제학교 부설 유치원 버스 화재사고 초기 교통사고일 가능성에 무게를 뒀던 것과 달리 이날 버스 운전기사가 앞 차량에 추돌한 뒤 심신미약 상태에서 차에 불을 질렀다고 밝힌 것과 유사하다.

버스 화재로 탑승자 중 한 명도 구조되지 못한 채 전원이 사망한 것도 두 사건의 유사점이다.

웨이하이 유치원버스 화재로 유치원생 11명과 운전기사 1명, 인솔 교사 등 14명이 모두 숨졌으며 타오위안 관광버스 화재로 어린이 3명을 포함해 관광객 24명과 여행가이드, 운전기사 등 26명 전원이 사망했다.

당시 대만언론은 1992년 5월 23명이 사망하고 9명이 중경상을 입은 차량화재 사고가 발생한 이래 가장 참혹한 차량화재 사고라고 전했다.

웨이하이 유치원 버스 화재사고 희생자에는 한국 국적 유치원생이 다수 포함됐으며 타오웨이 관광버스 화재사고 희생자에는 중국인 국적 관광객이 24명 포함됐다.

한편, 웨이하이와 같은 산둥성 도시인 르자오(日照)시에서 지난달 29일 발생한 관광버스 화재사고는 운전기사의 신속한 신고와 대처로 승객 54명 모두 무사해 두 사고와 대조를 이뤘다.

(홍콩연합뉴스) 최현석 특파원 harris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