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8월 서울대가 제2캠퍼스인 시흥캠퍼스 실시협약을 체결한 이후 1년 가까이 학내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작년 8월 서울대가 제2캠퍼스인 시흥캠퍼스 실시협약을 체결한 이후 1년 가까이 학내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 조아라 기자 ] 서울대가 행정관 점거를 주도한 학생들을 형사고발 조치할 뜻을 밝히면서 학내 갈등이 파국으로 치닫게 됐다. 학생들은 여전히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학교 측과의 대립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성낙인 서울대 총장은 지난 2일 담화문을 통해 "일부 학생들의 장기적이고 반복적인 불법행위를 엄단하기 위한 행정적·사법적 조치를 취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며 "기물 손괴 등의 명백한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별도로 형사 고발을 통해 엄단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전날 학교 측은 총장과의 면담을 요구하며 행정관 1층에서 5일째 연좌농성을 벌이던 학생들을 강제로 끌어냈다. 이 과정에서 물리적 충돌이 발생했다. 학생 2명과 직원 1명 등 3명이 부상을 입어 병원으로 옮겨졌다. 학생 일부는 사다리와 망치를 동원해 2층 기자실 창문을 부수고 본관 안으로 진입하기도 했다.

성 총장은 이날 총장 명의로 담화문을 발표하고 이 같은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일부 학생들의 행동은 학생 신분이라는 것만으로 용서받을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반면 학생들은 학교 측의 형사고발 조치에도 불구하고 시흥캠퍼스 철회와 성낙인 총장 퇴진을 주장하며 꾸준히 농성을 이어갈 것이라는 입장이다.

총장 담화 발표 후 본관을 점거 중인 학생들은 "성낙인 총장의 서울대에서 폭력은 일상이 되고 있다"면서 "그런 총장을 참을 수 없어 행정관을 다시 점거했다. 이곳에서 총장 퇴진을 요구하며 농성을 이어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이들은 시흥캠퍼스 추진과 관련해 대학 상업화 우려, 학생 의견수렴 부족 등을 이유로 지난해 10월부터 150여일간 행정관 점거에 나선 바 있다. 특히 지난 3월11윌 학생과 직원 간 물리적 충돌 이후 학생들은 총장 퇴진운동으로 타깃을 바꿔잡았다.

본관을 점거 중인 한 학생은 "우선순위는 총장 퇴진 요구"라고 전했다. 한편 학교 측은 이날 중 10여 명의 학생들에 대한 고발장을 서울 관악경찰서에 접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