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다리와 몸통 두 종류 노끈으로 묶여…전국 경찰과 공조 수사

인천의 한 하천 인근에서 청소용 마대에 담긴 채 발견된 여성 시신은 몸통과 다리가 노끈에 묶인 상태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사실상 살인사건으로 판단하고 전국 지방청과 공조 수사에 착수했다.

인천 삼산경찰서는 최근 인천 굴포천 인근에서 청소용 마대에 담긴 상태로 발견된 여성 시신을 살인사건 피해자로 보고 수사하고 있다고 20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부패한 여성 시신은 플래카드를 걸 때 흔히 사용하는 노끈으로 묶여 있었다"며 "살해된 것으로 보고 가용 인력을 총동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신의 두 팔은 움직이지 못하게 몸통에 붙인 뒤 노끈으로 묶여 있었고, 마대에 담을 수 있게 다리를 구부려 허벅지와 몸통을 다시 묶은 상태였다.

경찰의 이 관계자는 "흰색 노끈 1개와 2∼3가지 색이 섞인 노끈 등 두 종류의 끈이 시신을 묶는 데 사용됐다"고 덧붙였다.

인천경찰청은 최근 전국 17개 지방경찰청에 발견 당시 시신의 모습을 촬영한 사진을 보내 공조 수사를 요청했다.

또 시신이 입고 있던 옷가지를 찍은 사진과 경찰 연락처가 담긴 A4용지 크기의 제보용 전단도 전국 경찰서에 배포했다.

경찰은 확보한 시신의 유전자(DNA) 정보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해 수사당국의 데이터베이스와 대조하는 작업을 벌이는 한편 전국의 실종 신고 사례도 살펴보고 있다.

경찰은 피해자의 신원이 확인되면 주변 조사를 통해 용의자를 특정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지문을 채취할 수 없을 정도로 시신이 심하게 부패했고 국과수 부검 결과로 파악한 단서가 적어 수사가 장기화할 가능성도 있다.

국과수는 해당 시신이 150cm가량의 키에 혈액형이 B형인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으로 추정되는 여성이라고 밝혔다.

시신의 늑골과 경추도 골절된 상태였다.

앞서 시신은 이달 8일 오전 11시 47분께 인천시 부평구 갈산동 굴포천 인근 유수지 집하장에서 한 청소부에게 발견됐다.

이 청소부는 지난 2일 굴포천 주변을 청소하다가 마대들을 수거해 1㎞가량 떨어진 집하장에 쌓아뒀고, 엿새 뒤 집하장에서 마대를 다시 정리하다가 시신을 발견했다.

시신은 쌀 40kg을 담을 만한 크기의 마대에 들어 있었고 긴 소매 티셔츠와 7부 바지를 입고 있었다.

양말을 신지 않은 맨발로 다른 소지품은 지니지 않았다.

(인천연합뉴스) 손현규 기자 s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