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충북 옥천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의 모친 고 육영수(陸英修·1925∼1974) 여사 탄신제가 시작 전부터 아수라장이 됐다.

행사가 열릴 예정이었던 옥천 관성회관에는 이날 오전 10시 무렵 '박 대통령 퇴진 옥천국민행동'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몰려들어 피켓시위를 하면서 현장에 있던 보수단체 회원들과 충돌했다.

이 과정에서 고성과 욕설이 오가고 몸싸움 과정에서 '이게 나라냐' 등을 적은 시위용품이 일부 찢겨나가기도 했다, 그러나 경찰이 과격행동을 저지하고, 중재에 나서면서 더 큰 충돌은 없었다.

박 대통령 퇴진 옥천국민행동의 오대성 상임대표는 "대통령의 국정 실패로 나라가 혼란에 빠져 있는데, 국민의 혈세를 들여 어머니 탄신제를 여는 게 말이 되느냐"고 행사 중단을 촉구했다.

이에 맞서 해사모(박 대통령을 사랑하는 해병 모임) 등 보수단체는 "헐벗고 굶주렸던 이 나라를 발전시킨 게 누구냐. 그분(박정희 대통령)의 영부인 숭모제를 지내는 게 무슨 잘못이냐"고 받아쳤다.

보수단체 회원들은 박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대의 구호 제창에 맞서 애국가를 부르기도 했다.

옥천군과 옥천문화원은 육여수 여사 탄생 91주년을 맞아 이날 오전 11시 탄신제를 열 예정이었다.

옥천문화원 관계자는 "어수선한 분위기지만, 예정된 행사인 만큼 탄신 제례 위주로 간단하게 숭모제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이 행사에는 옥천군이 700만원을 지원했다.

(옥천연합뉴스) 박병기 기자 bgi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