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에 여진 없을까 '조마조마'…휴대전화 먹통에 불안감은 '가중'

경북 경주에서 역대 최대 규모인 5.8 지진동이 전북에까지 전해지자 전북 도민들은 밤새 불안에 떨었다.

12일 오후 7시 45분께 경북 경주시 남남서쪽 9㎞ 지역에서 발생한 규모 5.1 지진이 발생한 데 이어 발생한 규모 5.8의 본진으로 한반도가 크게 흔들렸다.

13일 전북소방본부에 따르면 '건물이 흔들렸다'는 지진 감지 신고는 규모 5.1의 1차 지진 직후 832건이 접수됐다.

더욱 강력한 2차 지진 이후에는 989건의 지진 감지 신고가 들어왔다.

지난해 12월 22일 오전 4시 30분께 익산 북쪽 9㎞ 지점에서 규모 3.9 지진이 발생했던 터라 주민들은 또다시 '지진 트라우마'를 겪어야 했다.

익산시 춘포면에 사는 송모(48·여)씨는 "지진이 일어난 지 얼마나 됐다고 또다시 건물이 흔들리는 것이냐. 헬리콥터가 비행하는 것처럼 4∼5초 동안 굉음이 들렸다"며 "머리가 어지러워서 정신이 없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전주시 효자동에서 진동을 느낀 장모(67)씨는 "아침에 집을 나서 운전대를 잡았는데 왠지 미세한 진동이 느껴지는 것 같더라"며 "어제 TV 위에 뒀던 화분이 떨어지고 침대가 꺼지는 듯한 진동을 감지했던 영향인 것 같다"고 말했다.

아파트에 거주하는 일부 주민들은 2차 지진 여파로 형광등이 흔들리고 집기가 부르르 떨리자 불안감에 집 밖으로 나오기도 했다.

김모(59·여)씨는 "1차 지진에 관한 속보를 집에서 보고 있는데 갑자기 좌우로 아파트 건물이 흔들렸다"며 "여진이 있을지도 몰라서 한동안 집 밖으로 대피했다가 들어왔다"고 말했다.

지진 당시 휴대전화 통화와 카카오톡이 먹통이 돼 사람들은 더욱 공포감에 사로잡혔다.

전주시 삼천동에 거주하는 박모(32)씨는 "지진을 느끼지는 못했지만, 뉴스 속보고 나오자 어머니께 안부 전화를 드리려고 했더니 갑자기 통화가 안 되더라"며 "문자메시지와 카카오톡도 말을 듣지 않아 영화에서나 봤던 공포감이 엄습했다"고 설명했다.

기상청은 이날 오전 규모 5.8 이상의 강력한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없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다만 경주 본진 여파로 3∼4일 동안 강도가 낮은 여진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전주연합뉴스) 임채두 기자 d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