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경찰서 여청수사팀 vs 전직 경기경찰청장 '장외' 공방 예상

성폭행 혐의로 피소된 영화배우 엄태웅(42)이 유명 로펌 '김앤장'을 변호인으로 선임한 것으로 1일 확인됐다.

김앤장에는 2년 전 경기경찰청장을 역임한 최동해 변호사(56·사시 25회)가 소속돼 있어 수사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 관심이 쏠린다.

고소인 A(35·여)씨는 지난 7월 15일 "우리 업소는 성매매하는 마사지업소가 아닌데, 올해 1월 남자 연예인이 혼자 찾아와 성폭행했다"는 내용의 고소장을 검찰에 제출했다.

검찰은 같은 달 22일 사건을 분당서로 이첩했다.

분당서 여성·청소년수사팀은 고소인 조사를 마치고, 엄씨측과 소환일정을 조율해 1일 오후 2시 엄씨 조사를 앞두고 있다.

피소된 엄씨측은 김앤장을 변호인으로 선임한 것으로 확인됐다.

2년 전 경기경찰청장을 역임한 김앤장 소속 최동해 변호사는 이 로펌에서 '행정 소송 및 행정 구제, 기업 형사·화이트칼라범죄' 분야를 담당하고 있다.

이번 사건에 정식 선임계를 냈는지 아닌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경찰 안팎에서는 최 변호사가 엄씨 사건 변호인단에 조언하는 등 어느 정도 역할을 할 거란 소문이 파다하다.

엄씨측이 경기청장 출신인 최 변호사를 염두에 두고, 김앤장을 변호인으로 선임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수사기관 관계자는 "경찰청장 후보에까지 오른 최 전 청장이 직접 변호를 맡았는지는 몰라도 변호인단에 여러 가지 조언을 할 거란 소문이 돌고 있다"며 "현직 때 존경받는 선배이자, 수사통이었던 최 전 청장이 어느 정도 역할을 한다면, 수사팀도 혐의를 입증하는 과정에 어려움을 겪지 않을까 싶다"고 귀띔했다.

연합뉴스는 김앤장측에 엄씨 사건 수임여부를 문의했으나, 김앤장 관계자는 "엄씨 사건을 우리 회사에서 맡았는지, 최 변호사가 선임계를 냈는지 등을 알아보고 있지만,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대구 출신인 최 변호사는 1983년 사법고시(25회), 1988년 행정고시(32회)에 합격한 뒤 1994년 경정 특채로 경찰에 입문했다.

2004년 총경 승진 후 경찰청 특수수사과장, 서울청 수사부장 등 수사부서 수장을 맡은 최 변호사는 2013∼2014년 경기지방경찰청장을 역임한 뒤 퇴직했다.

(성남연합뉴스) 최해민 기자 goal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