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이후 6년간 총 어획량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져
평균 수온 낮아진데다 중국 어선 싹쓸이 조업 탓


중국어선의 불법조업으로 몸살을 앓은 인천 연평어장의 올해 봄어기 꽃게 어획량이 지난해와 비교해 70% 이상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때 서해의 꽃게 대표 산지였던 연평어장의 2009년 이후 최근 6년간 어획량은 300㎏가량에서 100㎏ 안팎으로 3분의 1수준까지 떨어졌다.

4일 인천시 옹진군에 따르면 최근 끝난 올해 봄어기(4∼6월) 연평도 꽃게 총 어획량은 15만7천kg으로 지난해 봄철 43만5천kg보다 73%나 급감했다.

이는 2011년 21만1천kg 이후 최근 6년간 최저치다.

2012년 봄 100만kg이나 잡혔던 연평도 꽃게는 이듬해 26만kg으로 급락했다가 2014년 71만kg으로 반등했지만 이후 2년째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과거 인천 전체 꽃게 어획량의 25%가량이 잡혔던 연평어장에서는 지금도 산란기 꽃게를 보호하기 위해 4∼6월과 9∼11월에만 조업이 허용된다.

어획량이 감소함에 따라 올해 봄철 총 어획고도 38억6천만원을 기록, 지난해 봄어기 46억여원보다 16% 줄었다.

월별 어획량을 보면 4월부터 6월까지 매달 지난해보다 63∼92%씩 감소했다.

특히 지난해 4월 어획량은 2만4천㎏이었지만 올해 같은 달은 1천900㎏에 그쳤다.

한 때 서해 꽃게 대표 산지로 유명했던 연평어장의 어획량은 2009년 이후 6년 동안 2014년 딱 한 차례를 제외하고 계속 하락세를 보였다.

이 기간 봄어기와 가을어기를 합친 연평어장의 전체 어획량은 3분의 1수준으로 떨어졌다.

2008년 228만kg에서 2009년 295만kg으로 증가한 이후 2010년 242만kg, 2011년 225만kg, 2012년 189만kg으로 계속 감소했다.

2013년에는 역대 최저인 97만kg에 그쳤다가 2014년 137만kg으로 소폭 증가했지만 지난해 118만㎏으로 다시 떨어졌다.

올해 봄어기 어획량이 최근 6년간 최저치를 기록함에 따라 가을어기를 포함한 올 한해 전체 어획량도 가장 저조할 것이라는 우려 섞인 전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작년의 꽃게 유생밀도와 수온이 낮아진 영향 등으로 올해 연평어장의 어획량이 급감한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올해 극성을 부린 중국어선의 싹쓸이 불법조업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권대현 서해수산연구소 연구사는 "올해 3월 말 연평어장의 평균 수온은 5.1도로 지난해 7도보다 2도가량 낮아졌다"며 "수온이 낮으면 꽃게가 어장 안으로 이동하는 시기가 늦어져 어획량도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이어 "환경적인 요인과 더불어 저인망 어구를 이용한 중국어선의 불법조업도 어획량 감소에 영향을 끼쳤다"고 덧붙였다.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에서 불법조업을 일삼는 중국어선이 줄지 않는 데다 어획량까지 부진하자 연평도 어민들의 시름도 깊어졌다.

연평도 어민 김모(57)씨는 "최근 중국어선의 싹쓸이 조업에다 몇 년간 어획량이 급격히 줄어 배를 팔고 섬을 떠나려는 선주가 늘고 있다"고 토로했다.

봄어기인 2013년 4∼6월 서해 NLL 인근 해상에서 우리 해군 레이더망에 포착된 중국어선 수는 총 1만5천560척이었다.

매일 중국어선 172척이 서해 NLL에서 조업한 것이다.

이듬해인 2014년 봄어기에는 1만9천150척(하루 평균 212척), 2015년에는 2만9천640척(하루 평균 329척)으로 2년 만에 100%가량 급증했다.

지난달 5일에는 연평도 어민들이 서해 NLL 해상에서 불법조업 중인 중국어선 2척을 직접 나포한 일까지 벌어졌다.

권 연구사는 "올해 가을어기는 봄어기 보다 어획량이 증가할 전망이지만 지난해와 비교하면 감소할 수밖에 없다"고 예상했다.

(인천연합뉴스) 손현규 기자 s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