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불법체류하면서 취업하는 태국인이 급증하자 현지 언론도 이 문제에 깊은 관심을 보이고 나섰다.

특히 불법체류자 급증이 한국 측의 까다로운 입국심사로 이어져 입국 거부자도 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태국 일간 방콕포스트는 18일 한국에 불법체류하는 자국민이 급증하면서 한국 당국의 태국인 입국거부 사례도 큰 폭으로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주한 태국대사관은 법무부 출입국관리사무소 자료를 인용해, 지난 3월 말 현재 한국에 체류하는 태국인 9만235명 가운데 58%에 해당하는 5만2천435명이 불법체류 상태라고 밝혔다.

한국과 태국 간에는 비자면제협정이 체결돼 한국을 방문하는 태국인은 90일까지 비자 없이도 체류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규정을 악용해 한국에 입국한 뒤 90일 이상 체류하면서 불법취업하는 사례가 최근 몇 년 새 급증하고 있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불법 마사지 업소나 유흥업소에 취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최근에는 마약을 들여와 판매한 태국인이 적발되기도 했고, 성전환자들이 성매매를 하다가 붙잡히기도 했다.

지난 4월에는 한국 원정경기에 나선 태국 프로축구단에 응원단으로 동행한 사람들 가운데 40여 명이 입국 후 종적을 감췄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이처럼 최근 몇 년 새 불법체류자들이 급증하면서 한국 측의 태국인 대상 입국심사가 까다로워졌고, 이로 인해 입국 거부자도 늘고 있다.

한국 출입국관리사무소는 불법체류 의도를 가진 입국자를 가려내기 위해 왕복 비행기 표와 호텔 예약 서류, 충분한 여행 자금 소지 여부, 여행 일정표 등을 점검하고 있다.

태국 출입국사무소 관계자는 올해 대략 3만 명의 태국인이 한국에서 입국 거부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meola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