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역→종로구청 등 지하보도 개통…청진공원 조성

서울 종로구 청진동 일대 대형 빌딩과 지하철역 등을 잇는 지하보도가 25일 개통됐다.

이 지역을 드나드는 이들의 보행 편의가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서울 종로구는 586억원을 들여 '청진구역 지하보도 설치 및 지상보도 개선사업'을 마쳤다.

이에 따라 5호선 광화문역∼KT∼디타워∼종로구청·청진공원, 1호선 종각역∼그랑서울∼타워8빌딩이 각각 지하로 연결됐다.

구는 "광화문역과 종각역이 지하로 한 번에 연결되지는 않는다"면서도 "이 구간 도시환경정비 사업이 시작되면 앞으로 지하 보행로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지하철 승객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종각역과 광화문역 시설 개선도 이뤄졌다.

1호선 개통 40년이 지나 노후한 종각역은 승강장층 폭을 3m에서 9m로 넓히고, 대합실도 630㎡를 확장하고 게이트도 4개 늘렸다.

에스컬레이터 2기와 엘리베이터 1기도 새로 만들었다.

광화문역에는 에스컬레이터 2기와 엘리베이터 1기를 새로 들였다.

종로구청 앞으로 나오는 새 지하철 출입구도 만들어졌다.

종각역∼광화문역 지상 보행로도 보행자가 걷기 쉬운 길로 새로 단장했다.

보도와 횡단보도의 높이가 같은 '고원식 횡단보도' 4곳을 도입해 운전자와 보행자의 편의를 고려했고, 옛 피맛길과 더불어 전통 정서를 느낄 수 있도록 친환경보도블록으로 보도를 확장했다.

철거된 한옥 기와와 전통 담장을 활용하고 한옥에 어울리는 대나무·매화나무 등으로 꾸민 청진공원도 조성됐다.

구는 "고층빌딩이 들어서 삭막했던 청진동 일대의 옛 모습을 기억하고 휴식할 수 있는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1935년 지어진 '구리개 음식점' 건물을 종로홍보관으로 복원, 구 역사와 관련된 영상과 책 등을 선보인다.

사업이 이뤄진 청진동 일대는 조선시대 관영 상업중심지 '시전'이 있던 곳이다.

서민들이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들의 말을 피해 다녔다는 '피맛길', 해장국과 선술집 골목 등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건축물과 기반 시설이 낡아 개발 필요성이 제기돼 2008년부터 '청진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을 벌였다.

구는 2011년 지하공간개발협의체를 구성하고, 이듬해 12월 사업비 전액을 사업 시행자가 면적에 비례해 부담하는 민간투자 방식에 합의해 2013년 2월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갔다.

구는 앞으로 이 지역에 이야기를 엮어 명소로 꾸미는 '청진구역 스토리텔링 사업'을 추진한다.

광화문역 지하 보행로는 대형 서점이 자리한 특징을 살려 '책의 거리'도 구상 중이다.

김영종 종로구청장은 "장기적으로는 1호선 종각역과 5호선 광화문역이 지하로 연결되는 것은 물론, 종로구청과 인근 이마빌딩·K타워 등도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며 "지하 상권도 만들어지고, 빌딩들의 재산 가치를 높여 지역 경제도 활성화하는 기회"라고 설명했다.

김 구청장은 "공공 시설을 활용해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주민들이 편리하게 됐다"며 "겨울이나 비바람이 칠 때 지하로 이동하면서 쾌적하게 지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ts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