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철 대표 "바닥 쳤던 인생 경험이 교육사업 이끈 원동력"
“유도 국가대표 선수가 될 날만 기다리다 하루아침에 꿈을 접고 출판사 공장에서 일하게 됐을 땐 어찌해야 할지 몰랐어요. 그렇게 한 번 바닥을 쳐 본 경험이 교육사업으로 이끈 원동력이 됐다고 믿습니다. 스스로 모르고 있던 내 안의 잠재력을 발견한 것이니까요.”

‘1 대 1 온·오프라인 코칭학습’으로 알려진 연매출 1300억원 규모의 중견 교육기업 동화세상에듀코의 김영철 대표(57·사진)는 지난 16일 서울 신설동 본사 사무실에서 기자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그는 “코칭은 질문을 통해 학생들로 하여금 자기 주도적으로 공부하고 진로를 정하도록 이끄는 것”이라며 “직원들이 먼저 좋은 코치가 되도록 직원 교육에 매년 회사 수익의 20%를 투자한다”고 덧붙였다.

강원 양구 출신인 김 대표는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유도를 시작, 국가대표 상비군으로 뛰다가 다리 연골이 파열되는 부상을 입어 유도를 그만두고 대학도 중퇴했다. 운동밖에 모르던 그에겐 마른하늘에 떨어진 날벼락 같은 일이었다. “집안 형편이 넉넉한 편이 아니었어요. 다리 때문에 군 면제 판정을 받아서 군대도 못 가고, 뭘 하고 살지 막막해서 고민하다가 우연히 당시 어린이 관련 서적 출판사로 유명한 국민서관 공장에 취직했죠.”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들어간 국민서관이 그의 인생을 완전히 바꿨다. 처음에 인쇄공장에서 일하다가 현장영업 사원으로 부서를 옮겼다. 김 대표는 “모두 ‘무식한 운동선수가 무슨 책을 팔 수 있겠느냐’며 무시하는 시선을 보냈다”며 “그런 편견을 불식시키려 날마다 열심히 영어와 한문 등 각종 분야의 지식을 쌓았다”고 회상했다. “현장영업을 다닐 때 늘 압박붕대를 몇 개씩 갖고 다녔습니다. 연골 파열 후유증 때문에 오후쯤엔 계단을 오르지 못할 정도로 다리가 아팠거든요.”

김 대표는 1995년 독립해 동화세상에듀코를 창업했다. “‘동화 속 아름다운 이야기를 현실로 만들 수 있는 멋진 회사를 세우고 싶다’는 마음으로 회사 이름을 지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99㎡ 크기의 비 새는 작은 사무실에서 출발했지만 회사를 키워 2014년 현재의 16층 빌딩 신사옥으로 옮겼다. “내겐 그 누구보다 직원들이 가장 중요합니다. ‘직원의 생명이 곧 천하의 생명’이라고 믿습니다. 학생을 가르칠 중요한 인재들을 소중히 아끼지 않으면 교육기업으로 성공할 수 없죠.”

그는 “직원 채용 시 이력서를 별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재무회계도 그리 신경 쓰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우리 회사에 오는 직원 대부분은 경력이 화려합니다. 4년제 정규 대학을 졸업하고 유학을 다녀온 사람도 있고요. 세밀한 부분은 인사 관련 책임자에게 일임하면 됩니다. 전 사람을 코칭할 준비가 돼 있는 기본적 소양을 중시합니다. 회계도 마찬가지고요. 우리 회사 목표는 이윤 추구가 아니라 직원의 행복이니까요.”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