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세금으로 민노총 돕는 서울시

임차계약 끝났는데 계속 사용…서울혁신파크 조성에도 차질
선거 때 박 시장 지지 후 '밀월'…정부 돈 받는 한국노총엔 "어용"
박원순 서울시장(가운데)과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왼쪽), 김동만 한국노총 위원장이 지난해 4월 서울 효창운동장에서 열린 ‘남북 노동자 통일축구대회 남측 대표 결승전’에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 한경DB

박원순 서울시장(가운데)과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왼쪽), 김동만 한국노총 위원장이 지난해 4월 서울 효창운동장에서 열린 ‘남북 노동자 통일축구대회 남측 대표 결승전’에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 한경DB

서울시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서울본부의 새 사무실 리모델링 비용 35억원을 지원하는 근거는 ‘노동조합에 재정 지원을 할 수 있다’는 근로복지기본법과 시 조례에 있다. 특정 노동단체나 조합을 지원하는 데 법적인 문제는 없다는 것이다.

[단독] '공짜 사무실'서 1년 더 버틴 민주노총…월 1000만원 관리비도 대준 서울시

하지만 민주노총은 김대중 정부 때부터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보조금을 받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당시 민주노총은 정부 지원금을 받는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을 ‘어용노조’라고 비난하며, 보조금을 받지 않는 것을 도덕적 정당성의 근거로 내세웠다. 이 때문에 민주노총 중앙본부(중구 정동)뿐 아니라 서울본부도 그동안 이명박, 오세훈 서울시장 재직 시절 서울시의 예산 지원 제안을 뿌리쳤다.

이랬던 민주노총의 태도가 달라진 것은 2011년 10월 박원순 서울시장이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뒤부터다. 당시 민주노총은 박 시장을 공개 지지했다. 박 시장은 취임 직후 불법 파업으로 해직된 지하철공사의 민주노총 조합원을 복직시켜 ‘보은 인사’ 논란을 빚었다. 박 시장은 주진우 전 민주노총 정책국장을 서울시 노동정책을 총괄하는 노동보좌관에 임명하기도 했다.

민주노총 서울본부가 서울시 소유인 불광동 강북근로자복지관(옛 질병관리본부)에 입주한 것도 이 무렵인 2011년 12월이다. 서울시가 이 건물을 민주노총 서울본부에 민간위탁하는 방식이었다. 서울시는 민주노총으로부터 사무실 임대료를 받지 않았다. 사실상 무상으로 사무공간을 제공한 것이다.

한국노총은 서울시로부터 영등포구 서울근로자복지관을 위탁운영받아 사무실로 쓰고 있다. 한국노총도 임차료를 내지 않고 매년 6000만원가량의 예산을 보수공사비 명목으로 지원받고 있지만 사무실 관리비는 자체 해결한다. 서울시에서 매달 1000만원씩 연간 1억2000만원을 관리비로 지원받는 민주노총 서울본부와 대조적이다. 민주노총의 재정이 상대적으로 취약해 관리비 부담이 큰 만큼 예산으로 지원한다는 것이 서울시의 설명이다.

민주노총 서울본부가 입주한 불광동 서울혁신파크 건물은 이미 2014년 12월로 3년 임대 계약이 끝났다. 1년4개월이 지났는데도 민주노총은 버젓이 사무실을 쓰고 있고 변상금을 내지 않았다. 시 관계자는 “시 소유 건물인 데다 민주노총과 민간위탁 계약을 맺었기 때문에 변상금을 받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민주노총 서울본부의 이전이 늦어지자 직접 새 사무실 물색에 나서 마포구 아현동 한국상하수도협회 건물을 골라줬다. 서울시가 청년 창업자와 혁신 활동가를 위해 세운 서울혁신파크 안에 있는 민주노총 서울본부의 사무실 이전이 늦어지면서 혁신파크 조성 사업에 차질이 빚어졌기 때문이다. 지상 5층인 한국상하수도협회 건물 중 1층은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가 사용하고, 2층부터 5층까지 민주노총 서울본부가 입주할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상하수도협회 건물이 낡아 리모델링 비용 35억원을 시 예산으로 지원하기로 한 것”이라며 “노조에 재정 지원을 하는 데 법적인 문제는 없다”고 강조했다.

서울시의 리모델링 비용 지원이 민주노총에 대한 ‘우회 지원’이라는 지적도 있다. 서울시는 2012년부터 민주노총 서울본부에 근로자 복지 지원 명목으로 매년 15억원의 예산을 편성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노동운동의 순수성을 의심받을 수 있다’며 예산 지원을 거부해 관련 예산은 매년 불용 처리되고 있다. 이런 민주노총이 사무실 관리비와 35억원의 리모델링 비용을 지원받는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많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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