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만에 레바논에서 다시 만난 방용진 상사(왼쪽 사진 오른쪽부터)와 디에나 알쿠라이, 사자 알쿠라이 자매. 오른쪽 사진은 8년 전 모습.   합참 제공
8년 만에 레바논에서 다시 만난 방용진 상사(왼쪽 사진 오른쪽부터)와 디에나 알쿠라이, 사자 알쿠라이 자매. 오른쪽 사진은 8년 전 모습. 합참 제공
레바논에 UN 평화유지군으로 재차 파견된 육군 부사관이 8년 만에 현지 태권도 제자들과 재회해 화제가 되고 있다. 발차기에 반한 소녀들은 레바논 태권도 국가대표에 도전할 정도로 성장했다.

레바논 동명부대 17진 의무부사관인 방용진 상사(32)는 2008년 동명부대 3진으로 현지에 파견돼 레바논에 태권도 붐을 조성하는 데 일익을 담당했다. 당시 태권도 교실에서 만난 디에나 알쿠라이(당시 8세)와 사자 알쿠라이(당시 6세) 자매는 방 상사의 발차기 시범에 매료돼 태권도를 가르쳐달라고 졸랐다. 방 상사가 하얀 띠를 매주며 직접 가르친 소녀들은 8년이 지난 현재 검은 띠(2단)를 매고 동명부대 태권도 교실에서 지역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17진으로 다시 파견돼 태권도 교실을 방문한 방 상사를 한눈에 알아본 디에나는 “사범님, 레바논에 다시 온 거죠? 저희를 기억하시나요?”라고 물으며 환한 미소로 반겼다. 방 상사도 휴대폰에 저장된 소녀들의 당시 사진을 보여주며 “한국으로 복귀하고 나서도 아이들이 너무 생각나고 그리웠는데 다시 만나게 돼 정말 기쁘다”고 화답했다. 고등학생이 된 사자는 “방 상사 덕분에 한국과 태권도, 인연의 소중함을 알게 됐다”며 “조만간 레바논 태권도 국가대표로 선발돼 태권도 종주국인 한국 선수들과 겨뤄보고 싶다”고 말했다.

두 자매는 동명부대를 응원하고 한국문화를 알리는 서포터스로도 활동하고 있다. 군은 대한민국 최장기 파병부대인 동명부대가 레바논에서 태권도와 한류를 알리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