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2천명 사법처리…불법 체류·단기 방문자 관리안돼

외국인 범죄가 늘어나고 있지만 체류 외국인 10명 가운데 1명은 관리 사각지대에 놓인 것으로 알려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9일 광주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광주 거주 외국인은 1만8천455명으로 집계됐다.

이들은 90일 이상 장기 체류자로 경찰의 특별 관리 대상이다.

그러나 90일 이하 방문자는 단기 체류자로 분류돼 특별 관리 대상에서 제외됐다.

단기 체류자까지 포함하면 현재 광주에 머무는 외국인은 3만명에 가까울 것으로 추산된다.

더욱이 장기 체류자 가운데는 비자 갱신을 하지 않아 불법 체류자가 된 외국인도 다수인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이들 불법 체류자가 체류 외국인의 10% 가량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약 1만명의 외국인이 단기 체류자로 특별 관리 대상에서 제외된데다, 특별 관리 대상인 장기 체류자 10명 가운데 1명은 행방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광주에서 외국인 범죄는 증가하는 추세다.

외국인 범죄는 2010년 243건, 2011년 202건, 2012년 319건, 2013년 351건, 2014년 368건, 2015년 467건으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이 기간 살인은 4건, 강도는 10건, 성폭력은 49건이며, 구속은 65명, 불구속은 1천885명에 이른다.

취업을 목적으로 입국했다가 미취업, 퇴사 등으로 비자를 갱신하지 못하고 불법 체류자로 전락하자 생활비를 벌기 위해 범죄로 이어지는 것이다.

또 관광, 친척 방문 등 단기 체류로 입국했다가 불법이나 범죄를 저지르는 사례도 급증하고 있다.

3개월간 광주 광산구의 한 주택에서 상습 도박판을 벌이다가 경찰에 적발된 캄보디아 국적의 외국인 16명 가운데 11명은 불법 체류자였다.

이들은 취업비자로 입국한 뒤 비자 갱신을 하지 않고 불법 체류자가 됐다가 생활비를 벌기 위해 도박장을 개설했다.

또 3개월 단기 방문으로 입국한 케냐 국적의 외국인이 9일 광주 대학가 PC방에서 돈을 빼앗으려다 종업원을 젓가락으로 찔러 숨지게 하기도 했다.

업주로부터 성폭행을 당하고 일주일간 광주 광산구 첨단지구의 한 마사지 업소에서 성매매를 강요당한 태국 여성은 취업이 불가능한 관광비자로 입국했지만 브로커를 통해 국내에서 취업하려 한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이처럼 많은 외국인이 불법 체류자가 되거나 불법 취업을 목적으로 체류하고 있지만 이들을 관리할 수 있는 마땅한 수단이 없어 범죄 우려가 커지고 있다.

광주지방경찰청 관계자는 "공단이 많은 광산구를 중심으로 외국인 거주자가 늘어나고 있지만 직장을 잃고 불법 체류자로 전락하거나 불법을 목적으로 입국하는 외국인도 상당수인 실정"이라며 "그러나 거주지가 불분명하고 신원을 철저하게 숨기고 살아가면 추적이나 관리가 거의 불가능한 게 현실이다"고 설명했다.

(광주연합뉴스) 장덕종 기자 cbebo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