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경기 과천 ‘렛츠런파크서울’(서울경마공원)에서 열린 탈북민 푸드트럭 개업식 행사에 참석한 정진행 현대자동차 사장(오른쪽부터)과 홍용표 통일부 장관, 손광주 남북하나재단 이사장, 현명관 한국마사회장이 푸드트럭에서 어묵을 맛보고 있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15일 경기 과천 ‘렛츠런파크서울’(서울경마공원)에서 열린 탈북민 푸드트럭 개업식 행사에 참석한 정진행 현대자동차 사장(오른쪽부터)과 홍용표 통일부 장관, 손광주 남북하나재단 이사장, 현명관 한국마사회장이 푸드트럭에서 어묵을 맛보고 있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15일 경기 과천 ‘렛츠런파크서울’(서울경마공원)에서는 ‘청년상회’와 ‘함경도 아지매 서울에 떴다’는 이름의 푸드트럭 개업식이 열렸다. ‘청년상회’ 사장 박영호 씨(27)와 ‘함경도 아지매’ 사장 김경빈 씨(53)는 북한이탈주민이다. 두 사람은 통일부와 한국마사회, 현대자동차가 공동 진행하는 ‘탈북민 푸드트럭 지원사업’의 대상자로 선정돼 이날 영업을 시작했다.

‘청년상회’ 박영호 사장
‘청년상회’ 박영호 사장
커피와 토스트를 파는 박씨의 푸드트럭 앞은 이내 사람들로 북적였다. 행사에 참석한 홍용표 통일부 장관과 현명관 한국마사회 회장, 정진행 현대차 사장은 토스트를 나눠 먹으며 박씨에게 “대박 나세요”라고 덕담을 건넸다. 박씨는 “대한민국에서 내가 일할 수 있는 공간이 생겨 말할 수 없이 기쁘다”며 “비록 작은 가게에서 시작하지만, 통일을 이끄는 일꾼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2001년 탈북한 박씨는 바리스타 자격증을 취득했다.

‘함경도 아지매’ 김경빈 사장
‘함경도 아지매’ 김경빈 사장
김씨도 이날부터 어묵 떡볶이 순대 등을 파는 푸드트럭 주인이 됐다. 홍 장관을 비롯한 참석자들은 떡볶이를 시식하다가 푸드트럭으로 몰려든 시민에게 어묵 국물을 나눠주며 일손을 도왔다. 김씨는 “빈손으로 대한민국에 와서 자유를 누리는 것도 큰 영광인데, 이 같은 기회를 얻게 돼 더욱 기쁘다”며 “받은 사랑만큼 힘닿는 대로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주고 싶다”고 말했다. 김씨는 2006년 탈북한 이후 한정식 가게 주방보조, 바비큐 장사 등 요식업 관련 일을 하며 노하우를 쌓았다. 통일부는 지난해 8월 푸드트럭 관련 규제가 풀리면서 탈북민 푸드트럭 지원 사업을 계획했다. 통일부와 남북하나재단은 지원 대상자 선정과 창업교육을, 한국마사회는 영업장소 제공 및 차량 개조, 컨설팅 비용 조달을 맡았다. 현대차그룹은 취약계층 자활을 돕는 사회공헌사업인 ‘기프트카’의 일환으로 두 탈북민에게 차량을 제공하고, 창업비용도 부담했다.

이날 푸드트럭엔 두 사람과 친분이 있는 탈북민들이 방문해 홍 장관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으며 훈훈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홍 장관은 “탈북민 지원에 힘써달라”는 박씨의 부탁에 “제3, 제4의 푸드트럭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영업 장소를 제공한 현 회장은 “탈북민 한 분 한 분이 자본주의, 민주주의가 따뜻하다는 걸 느낄 수 있도록 탈북민 지원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정 사장은 “두 사장의 성공을 기원한다”며 “3~4호 푸드트럭에 이어 100호, 200호까지 나오도록 계속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김대훈 기자/박장원 인턴기자(성균관대 독어독문학과 2년)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