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870만 건의 고객정보 유출사고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표현명 KT 개인고객부문 총괄사장은 10일 서울 광화문 사옥에서 열린 기자설명회에서 "이번 사건으로 KT 고객과 국민 여러분께 걱정과 심려를 끼쳐드려 진심으로 송구하다" 면서 "다시 한번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사건이 발생한지 열흘이 지나서야 이런 자리를 마련한 것에 대해 많은 질책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며 "사건이 아직 100% 마무리된 것은 아니지만 그동안 회사와 경찰이 철저한 조사를 했고 그 결과를 말씀 드릴 단계가 됐다"고 설명했다.

표 사장은 "KT는 해킹범죄를 자체 모니터링 과정에서 인지한 후 고객보호를 최우선으로 고려해 지체없이 경찰에 신고했다" 며 "추호도 고객유출 사실을 망설이거나 숨기려 하지 않았다. 경찰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력했다"고 밝혔다.

또 지금까지의 다른 해킹사건과 차별성을 강조하며 "이번 사고는 대단히 가슴아프고 죄송한 일이지만 경찰은 해커들을 급습해 모두 검거했고 이들이 텔레마케팅 영업을 목적으로 보관 중이던 고객정보를 모두 회수했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 사례에선 해킹 피의자들이 국외로 도주해 검거하지 못한 경우가 많고 해킹 정보 역시 대부분 국외로 유출돼 그 내용과 추가 사용여부를 지금도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표 사장은 "해킹에 사용된 신종 수법은 긴급조치해 차단한 상태이고 이번 일을 계기로 KT는 시스템과 보안인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해 고객께 더욱 신뢰받는 기업으로 재탄생하겠다" 며 "이석채 회장도 세계 최고 보안시스템을 구축하는데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피해자 보상방안과 관련해 구체적 언급은 없었다. 다만 최근 피해자들을 중심으로 벌어지고 있는 집단 소송 움직임과 관련해 표 사장은 "사법기관의 법적 판단절차가 진행되면 이에 성실히 임하고 그 결과를 존중하겠다"고 말했다.

KT 정보관리책임자인 송정희 부사장은 "이번 해킹 사건으로 인해 KT를 사랑해주신 고객들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드리고 이번 일을 반면교사로 삼아 세계 최고 수준의 보안인프라를 갖춘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 실천방안으로 강력한 해킹방지 체계를 갖춘 선진 영업시스템을 당초 일정에서 앞당겨 2013년 3분기까지 도입하는 것을 포함해 △차세대 모니터링 시스템 도입 △보안 전문가 확충 △고객정보 조회·활용 이력 확인 시스템 구축 등을 제시했다.

서울 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2부(부장검사 김석재)에 따르면 휴대전화 텔레마케팅(TM)업체 대표 최모 씨(40)는 해킹프로그램을 제작해 KT 고객정보 870만 건을 빼낸 혐의(정보통신망 침해 등)로 구속 기소됐다. TM업체 대표 우모 씨(36)등 4명은 최 씨가 해킹으로 빼낸 KT고객정보를 사들인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한경닷컴 김소정 기자 sojung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