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전 경기 평택의 한 게임장에서 현금 수천만원을 훔쳐 달아났던 절도범들이 현장에 남긴 피 한 방울 때문에 공소시효를 10개월 앞두고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강북경찰서는 “2006년 6월 경기 평택 포승면의 게임장 유리창을 망치로 부수고 들어가 현금 2700만원을 훔친 혐의로 신모씨(26) 등 4명을 구속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들을 붙잡는 데는 현장에 남아있던 피 한 방울이 결정적이었다.

경찰에 따르면 신씨는 지난 5월 서울 강북구 미아동 한 고시원에 침입해 원모씨(23·여)의 엉덩이를 만지는 등 강제 추행한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경찰은 신씨의 동의 하에 DNA 채취를 한 뒤 국립수사연구원에 감식을 의뢰했고, 신씨의 구강 상피세포가 6년 전 경기 평택의 게임장에서 발생한 절도사건 범인의 DNA와 일치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신씨는 6년 전 일당과 함께 게임장 유리창을 깨고 환전소에 침입, 현금을 훔쳤다. 당시 경찰은 범인을 특정하지 못한 상태에서 현장에 버려진 가방에 묻은 혈흔만을 채취해 국과수에 감식을 의뢰했다.

경찰은 신씨가 살고 있는 고시원 주변을 탐문하고, 공범을 추적한 끝에 신씨와 최씨 등 4명을 모두 붙잡았다. 공소시효가 10개월 남은 시점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들이 범행 후 수년이 지나 자신들의 범행을 잊고 살다 공소시효 수개월을 앞두고 검거돼 당황하는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