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 한 중학생이 또래의 괴롭힘을 견디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과 관련, 경찰이 가해학생들 간 대질신문을 통해 사실 관계를 확인하기로 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대구 수성경찰서는 24일 숨진 중학생 A 군의 유서에 이름이 오른 또래 학생 2명을 불러 대질신문을 벌일 예정이다.

경찰은 대질신문에서 A 군의 유서에 나온 대로 실제 '물고문'이 있었는지, 라디오 선을 목에 묶고 음식물을 주워 먹게 한 일이 있는지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경찰은 특히 논란이 된 이 2가지 부분에 대해 1차 조사에서 두 학생의 진술이 엇갈려 대질신문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A 군이 살았던 아파트 엘리베이터 안의 CCTV 영상을 확보해 두 학생이 그동안 A 군의 집에 언제 얼마나 드나들었는지를 조사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경찰은 A 군과 두 학생 사이에 그동안 적게는 하루 3~4건, 많게는 하루 수십 건씩 주고받은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를 확보하고 삭제된 부분까지 복원해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두 학생이 A 군을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에서 '살고 싶으면 ~해라' 식의 명령과 지시, 협박 일변도의 내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대질신문, CCTV 조사, 주변인들에 대한 추가 조사를 거친 뒤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두 학생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한편 A 군은 또래로부터 상습적으로 괴롭힘을 당했다며 지난 20일 자신이 사는 아파트에서 투신, 스스로 목숨을 끊었으며 A 군이 남긴 충격적인 내용의 긴 유서가 공개돼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대구연합뉴스) 한무선 기자 msh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