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한 장 남은 달력에 빼곡하게 적힌 모임과 파티 스케줄로 몸과 마음이 분주하다. 의미 있는 자리일수록 옷차림에 한층 신경이 쓰이는 법.남들보다 주목받고 싶은 게 여자 마음이지만 '스타일'은 하루아침에 뚝딱 얻어지는 게 아니다.

부단한 노력과 함께 타고난 센스가 뒷받침돼야 한다. 한국경제신문과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에트로(ETRO)'가 마련한 '독자 스타일 변신 프로젝트'의 첫 테마는 '연말 파티룩'이다. 주인공은 주부 신수영씨(32).단아한 외모에 167㎝의 늘씬한 몸매이지만 셋째 아이를 출산한 지 석달밖에 안 돼 붓기가 덜 빠졌단다. 연말 모임에 어떻게 입어야 할지 고민이라는 사연에 '에트로'의 김민지 스타일리스트가 해결사로 나섰다.

신씨는 지난 9일 머리를 뒤로 질끈 묶고,화장기 없는 얼굴에 헐렁한 니트 차림으로 서울 압구정동 미용실에 등장했다. 김민지 스타일리스트는 신씨와 상담 끝에 골반이 큰 편이므로 허리를 강조하기보다는 다리나 상체에 집중할 수 있도록 스타일링할 것을 제안했다.

허리 라인을 강조하는 바지 대신 치마나 레깅스를 입는 것이 시선을 밑으로 끌어내려 날씬해 보이는 효과가 있다는 것.

이때 상하의를 보색으로 매치하는 게 좋다. 마땅한 옷이 없다면 과감한 스타일의 뱅글이나 링으로 포인트를 주는 것도 괜찮다.

김 스타일리스트는 신씨의 파티룩으로 한쪽 어깨가 드러나는 과감한 골드 컬러의 원피스 드레스,헐렁한 블랙 배기팬츠와 원 숄더 가죽 블라우스 등 두 가지 스타일을 내놓았다.

원피스 드레스는 팔다리가 가늘고 긴 신씨의 장점을 돋보이게 해주는 최적의 아이템으로,특별한 느낌이 들도록 한쪽 어깨를 드러낸 화려한 디자인을 골랐다.

또 슬림한 블랙 패션을 소화해 내려면 한 가지 아이템을 골드 패턴으로 활용한다. 헐렁하지만 세련된 느낌을 자아내는 블랙 배기팬츠에 사선 골드 패턴의 블라우스는 시선을 분산시켜 더욱 슬림하게 보인다.

뒤로 질끈 맨 머리는 자연스러운 웨이브로 바뀌었다. 김 스타일리스트는 "원피스를 입을 때 업 스타일의 헤어는 자칫 나이가 더 들어 보일 수 있다"며 "자연스러운 물결 헤어가 여성스러움을 물씬 풍기면서 원피스와 가장 무난하게 어울린다"고 설명했다.

신씨처럼 얼굴 윤곽이 뚜렷한 서구적 이미지에는 내추럴한 메이크업을 기본으로 눈매에만 포인트를 주면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연출할 수 있다.

두 시간이 지난 뒤 자신의 달라진 모습에 신씨는 들뜬 목소리로 "화려하고 과감한 스타일이 의외로 내게 잘 어울리는 것 같다"며 "보통 중요한 모임이 있을 때는 프로페셔널해 보이는 딱딱한 의상만 골랐는데 이번 기회로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기뻐했다.

김민지 스타일리스트는 "우선 파티룩은 모임 성격에 맞게 연출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가족 모임이라면 심플하면서도 차분하게,친구들 모임은 발랄하게 연출하면 좋다"고 설명했다.

블랙과 골드가 유행이므로 두 컬러를 기본으로 화려한 분위기의 소품 한두 개만 착용하면 실용적인 파티룩을 완성할 수 있다는 조언이다.

정리=안상미 기자/사진=강은구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