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 "변별력↓…상위권大 인기학과 눈치작전↑"
평가원 "작년 너무 어려워…점수差.변별력 여전"


7일 발표된 수능시험 성적 채점 결과 올해 수능시험이 외국어영역을 제외하고 전반적으로 쉽게 출제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변별력 약화 논란이 어김없이 떠오르고 있다.

언어, 수리 등 주요 영역의 표준점수 최고점자(원점수 만점)와 1등급의 비율이 작년보다 크게 늘어 최상위권 학생들 사이에서는 실력 차이를 구별해내기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입시 학원과 관련 분석기관도 저마다 "수능이 쉬워 변별력이 떨어졌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올해 수능 응시 인원이 작년보다 7만8천700여명 증가한데다 수시모집 확대에 따라 주요 대학의 인기학과 정시모집 인원은 축소되고 수능 상위권 동점자는 늘어 그만큼 경쟁률이 치솟고 `눈치작전'이 치열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수능 난이도와 변별력은 딜레마의 관계다.

시험이 어려우면 변별력은 높아지지만 학생들에게 과도한 학습 부담을 주고 사교육을 부추기는 문제점이 있고, 반대로 시험이 쉬우면 변별력이 약화하는 대신 학습 부담은 완화되기 때문이다.

해마다 시험이 쉬우면 쉬운 대로 변별력 공방이 일었고, 시험이 어려우면 어려운 대로 사교육 유발 지적이 나왔다.

평가원은 이 중 후자가 훨씬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변별력 논란이 다소 있더라도 평이한 수능으로 학생들의 부담을 덜어주는 쪽이 낫다는 게 지난 몇 년간 지속된 출제 기조였다.

그렇다고 변별력에 큰 문제가 생기는 것도 아니라는 게 평가원의 설명이다.

특히 작년 수능이 수리영역을 중심으로 워낙 어렵게 출제된 탓에 상대적으로 올해 쉽게 느껴진 것일 뿐 예년에 비하면 비슷한 난이도를 유지했다는 것.
실제 올해 언어와 수리 가형, 나형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각각 134점, 142점, 142점으로 작년(2009학년도)과 비교하면 6점, 12점, 16점씩 하락했지만 등급제 수능이었던 2008학년도를 제외하고 그 이전 2007학년도(언어 132점, 수리 가형 145점, 수리 나형 140점)와는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수리영역이 쉽게 출제됐고 표준점수 최고점이 떨어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난도와 무관하게 잘하는 학생은 잘하고, 못하는 학생은 못하는 경향이 뚜렷해 당락에 미치는 영향력은 가장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또 외국어영역의 표준점수 최고점이 4점 올라갔다고 해서 작년보다 어렵게 출제된 만큼 당락에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한다고 확대 해석하는 것도 실제 영향력을 호도하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평가원 김성열 원장은 "작년엔 너무 어려워 학생들에게 과도한 부담을 준다는 비판이 있어 올해 좀 쉽게 낸 것"이라며 "대학마다 점수를 조합하는 방식이 다르고 같은 등급에서도 표준점수 차이가 나는데다, 등급 및 백분위, 표준점수를 함께 활용하고 학생부나 논술.면접 등의 전형요소까지 감안하면 신입생을 고르는 데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윤영 기자 y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