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취임한 캐논전자의 사카마키 히사시 사장이 맨 먼저 한 일은 회의실 의자를 없애고 테이블 높이를 높이는 거였다. 회의 시간을 짧게 하고 집중력을 높이자는 의도였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회의의 생산성이 높아지면서 기업 실적도 좋아졌다.

직장인들은 결론도 없이 시간만 질질 끄는 회의를 무엇보다도 싫어한다. 필요한 회의만,가능한 한 짧게 끝내는 걸 선호한다. 그렇다면 직장인들은 일주일에 몇 차례나 회의를 하고 있으며 시간은 얼마나 걸릴까.

시장 조사업체인 엠브레인트렌드모니터가 직장인 60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일주일 평균 회의(화상회의 및 메신저회의 포함) 횟수가 '0~3회'라는 사람이 61.7%로 가장 많았다. 이어서 '4~6회'가 26.8%였다. 직장인 10명 중 9명은 이틀에 한두 차례 회의를 갖고 있는 셈이다.

그렇지만 이런 횟수도 필요 이상으로 많다는 것이 직장인들의 생각이다. 직장인 86.0%는 일주일간 바람직한 회의 횟수로 '0~3회'를 꼽았다. 실제 0~3회 회의를 한다는 사람(61.7%)보다 24.3%포인트나 높다. 많아야 이틀에 한 번꼴로 회의를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볼 수 있다.

1회 평균 회의에 걸리는 시간에 대해서는 '15~30분'을 꼽은 사람이 37.5%로 가장 많았다. '15분 이하'라고 답한 사람은 12.5%를 기록했다. 직장인 2명 중 1명의 평균 회의 시간은 30분 이하라는 계산이 가능하다. 그렇지만 이 시간도 기대치보다 긴 것으로 나타났다. 바람직한 1회 평균 회의 시간에 대해 '30분 이하'로 답한 사람은 76.3%(15~30분 52.5%,15분 이하 23.8%)에 달했다. '30~60분'을 꼽은 사람은 23.0%였다. 직장인 대부분은 30분 이내에 마치는 회의가 가장 바람직하며,길어도 1시간 이내에 끝나는 회의를 선호하고 있다.

회의가 비효율적인 요인으로는 '리더의 잔소리가 너무 많아서'라는 응답이 29.6%로 가장 많았다. '참가자들이 소극적이어서'라는 답변도 28.3%를 차지했다. 직급별로는 원인 분석이 판이했다. 부장이나 임원급 등 높은 직급일수록 참가자들의 태도를 문제 삼았다. 반면 사원이나 대리급들은 리더의 잔소리를 회의의 생산성을 좀먹는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했다.

가장 생산적인 회의 방식으로는 모두 만나서 하는 대면회의가 79.4%로 가장 많았다. 최근 인기를 얻는 메신저 회의를 꼽은 사람도 14.5%를 차지했다. 화상회의를 선호하는 사람은 5.4%에 그쳤다.

하영춘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