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카인 압수량 전년 대비 1만1126% 증가''엑스터시 압수량 전년 대비 96.1% 감소''양귀비 · 대마 재배 사범 47.4% 증가'

최근 대검찰청 마약조직범죄부가 펴낸'2008 마약류범죄백서'의 통계만 보면 깜짝 놀랄 정도다. 한국이 갑자기 '코카인 천국'이 된 듯하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코카인을 하길래,얼마나 많은 사람이 엑스터시를 하다가 압수당했을까,집집마다 양귀비를 재배하나 하는 의문이 든다.

백서에 따르면 코카인 압수량은 2007년 79g에서 작년 8.9㎏으로 1만% 이상 증가하긴 했다. 하지만 이는 인천지검이 작년 9월 각각 코카인 5.2㎏과 3.6㎏을 한국을 경유해 밀수출하려던 일본인들을 검거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모두 나이지리아인들과 결탁,브라질에서 한국을 경유해 일본으로 실어나르려다 덜미를 잡혔다. 천연마약인 코카인은 대표적인 흥분제(각성제)다.

신종 마약인 MDMA(일명 엑스터시) 압수량이 2007년 1만8323정에서 작년 714정으로 대폭 줄어든 것도 통계상 사실이긴 하다. 하지만 이것은 캐나다 · 미국 · 독일 · 중국 등에서 들어오는 밀반입 검거량이 줄었기 때문이다. 다른 신종 마약인 야바(YABA) 역시 압수량이 2007년 196정에서 2008년 151정으로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외국인 마약사범(흡입 등)은 298명에서 928명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928명 중 78.3%가 대부분 외국에서 들여오는 히로뽕 · 엑스터시 · 야바 등 향정신성 약품 사범이다.

압수량이 줄었는데 향정 사범이 증가했다는 것은 그만큼 유통 경로가 다양화돼 사법당국의 추적이 쉽지 않았다는 뜻이다.

검찰은 또 작년 4~7월 집중단속을 벌여 양귀비 사범 1392명,대마 사범 128명을 검거했다. 아편 · 모르핀 · 헤로인 등의 원재료격인 양귀비 재배 사범은 작년보다 47.3% 늘어난 수치다. 그렇다고 양귀비 사업이 급증한 것은 아니다. 불입건되거나 기소유예된 1056명의 대부분이 60세 이상 고령층이거나 가정상비약이나 관상용,가축 치료 등에 사용할 목적으로'모르고'경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