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의 노화는 40세 이후부터 서서히 시작돼 42~45세에 이르면 거의 모든 이에게 노안 현상이 나타난다.

60세를 넘기면 녹내장 백내장 비문증(날파리가 떠다니는 것처럼 시야가 가리는 현상) 건성안(안구건조증) 노인성황반변성 지루성눈꺼풀염증 당뇨성망막병증 같은 노인성 안과질환이 급격하게 증가하므로 이때까지 눈에 아무런 이상이 없다는 것은 타고난 체질이 좋거나 평소 건강관리를 잘 해왔다는 얘기가 된다.

인체가 가장 의지하는 감각기관은 눈이다. 사람이 얻는 정보의 80%가 눈을 통해 입수된다. 운동신경이 뛰어나다는 것도 시시각각 사물의 움직임을 감지하는 눈의 기능과 운동중추인 소뇌의 협응이 유기적으로 이뤄짐을 의미한다.

급속도로 진행되는 정보화 사회에 적응하고,운동기능 향상을 통해 뇌와 인체의 노화를 방지하려면 무엇보다도 눈의 건강이 기본이 돼야 한다.

나이 들어 누구든 피해갈 수 없는 눈의 기능 저하 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노안이다. 노안이란 우리 눈의 조절력(수정체의 두께를 조절하는 모양체근의 능력)이 떨어져 가까운 곳을 보는 것,특히 글을 읽기가 힘든 증상을 말한다.

노안이 오면 조금만 어두워져도 신문이나 책을 보기가 힘들어져 평소보다 불을 밝게 해야만 해독할 수 있으며,가까운 곳을 오래 보다가 멀리 내다보면 초점이 안 잡혀 흐릿하게 보이고 몇 분이 지나야 잘 보이게 되는 등 불편함을 겪는다.

특히 여성들은 화장할 때 노안으로 큰 불편을 겪으면서 자신이 늙어간다는 심리적 불안감까지 느낀다. 노안을 감지하는 시기는 사람마다 다른데 개인별 건강상태,수정체 경도,조절력,굴절이상(원시나 근시),직업,습관 등에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노안이 생기는 원인에 대한 고전적 설명은 나이가 들면 수정체가 경화되고 탄력성이 떨어지는 데다 수정체 두께를 조절하는 모양체근의 기능도 감소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 고해상도 초음파검사 등 다양한 정밀검사를 통해 새롭게 알게 된 것은 수정체의 지름이 머리카락 성장하듯이 매년 0.02㎜ 정도 커져 40세 정도가 되면 수정체와 모양체근의 간격이 좁아져 노안의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는 것이다. 즉 가까운 곳을 볼 때 정상안은 모양체가 수축해 수정체의 두께를 늘림으로써 제대로 볼 수 있게 하는데 노안은 수정체와 모양체 간 간격이 너무 좁아 모양체근이 힘을 쓸 공간이 없다는 것이다.

눈의 조절력은 나이를 먹으면서 약해지는데 10세 어린이는 10디옵터(초점거리의 역수로 높을수록 근거리상이 선명)까지 조절력이 있지만 40세는 5디옵터,50세는 2.5디옵터로 낮아지다가 60세 이후에는 1디옵터로 거의 없어져 버린다. 노안과 원시가 모두 볼록렌즈로 시력을 교정하기 때문에 양자를 혼동하는 사람이 많으나 원시는 안축(안구의 전후거리)이 짧거나 수정체의 굴절 능력이 낮아 생기는 반면 노안은 눈의 조절력이 약해지는 것인 만큼 별개의 문제다.

노안을 교정하는 대표적인 수단은 돋보기나 다초점안경이다. 이 방법은 일상생활에서 자주 안경을 쓰고 벗는 등 불편하며 외관상 나이 들어 보이게 만들어 심리적 위축감을 준다. 이에 따라 안경의 결점을 덜어준 노안 교정용 콘택트렌즈도 나오고 있다.

요즘 붐을 이루는 노안 수술은 노인의 눈을 젊은 사람의 눈처럼 회복시켜 주는 것으로 과장되게 홍보되는 경향도 없지 않지만 안경 없이도 근거리와 원거리를 정상에 가깝도록 볼 수 있도록 회복시켜 준다는 점에서 좋은 치료법이라고 할 수 있다. 크게 다초점 인공수정체 삽입술과 레이저 시력교정술로 나눌 수 있다.

우선 백내장과 노안이 겹쳐 있다면 근거리와 원거리를 동시에 잘 볼 수 있는 다초점 인공수정체를 삽입함으로써 두 질환을 일거에 해결할 수 있다. 시중에 시술되는 렌즈는 크게 세 가지인데 각자의 굴절력과 평소 주로 보는 거리에 맞춰 선택해야 한다.

백내장이 없는 경우엔 레이저 수술을 고려해볼 수 있다. 각막의 중앙부를 볼록하게 만들어 각막이 다초점 렌즈의 역할을 하도록 하는 LTK(Laser Thermo Keratolasty) 시술,한쪽 눈은 가까운 곳이 잘 보이도록 하고 반대쪽 눈은 먼 곳이 잘 보이도록 교정하는 모노비전,고주파에너지로 각막의 높낮이를 볼록렌즈와 유사하게 변형시키는 고주파 CK(Conductive Keratoplasty) 노안교정술이 있다.

젊었을 때 레이저 시력교정술을 받은 사람이 나이 들어 다시 레이저로 노안을 교정하려면 각막 두께가 충분히 두껍고 예전의 각막 상태에 대한 데이터가 있어 수술 후 상태가 양호할 것으로 예견된다면 수술을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