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가능성 적다" vs "환경.생태파괴 가능성 있다"

25일 북한의 핵실험이 1차 핵실험 때보다 한층 강도가 높았던 것으로 전해지면서 한반도 오염피해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는 북한 핵실험 이후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과 군을 중심으로 방사능 오염여부를 파악하는 데 서둘러 나섰지만 한반도 생태와 환경 등 길게는 십수년 뒤에나 나타날 수 있는 '잠재적 피해'를 예측하기란 쉽지 않은 상황이다.

◇ "오염여부 파악 중…가능성 적어" = KINS는 27일 최북단인 강원내륙지역 등에서 공기 중 방사성 물질이 있는 지를 밝히기 위해 공기포집 작업을 벌이고 있다.

KINS는 또 헬기를 이용해 공기를 포집한 뒤 정밀분석 작업을 벌이는 한편 방사성 물질에 노출될 경우에 대비해 환경감시 계획을 수립하고 구름 이동경로를 따라 식물과 물 등에 대한 시료 채취 및 분석작업을 벌이기로 했다.

군도 핵실험에 따른 방사능 피해 방지를 위해 방사능 낙진 위험지역을 분석하고 국가 방사능 감시소와 정보를 공유, 실시간 경보전파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아직은 정확한 분석결과가 나오지 않아 오염가능성 등을 예측할 수는 없지만 관련 기관은 핵실험이 가져올 오염 여파는 매우 낮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KINS의 한 관계자는 "지하에서 핵실험을 했기 때문에 지상으로 (방사능이) 유출됐을 가능성은 적다"면서 "나오더라도 화학적 활동이 활발하지 못한 불활성기체로 바람에 의해 우리 쪽으로 올 경우 희석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도달하더라도 미미하다.

오는 중에 방사능 붕괴를 통해 소멸될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 핵실험으로 인한 방사능 오염 가능성을 낮게 분석했다.

◇"어떤 형태로든 피해 있을 것" = 반면 환경 전문가들은 북한 핵실험이 가져 올 수 있는 장ㆍ단기적 오염 가능성에 대해 큰 우려를 나타냈다.

대기 중 방사능 유입 등 당장 눈에 보이는 변화가 있지 않더라도 핵실험이 강행된 북한 함북지역과 그 주변 생태계에 이상현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핵실험 당시 바람의 영향에 따라 한국을 비롯한 주변국도 안심할 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과거 핵실험에 따른 피해가 여러 나라에서 숱하게 보고됐던 점에 비춰볼 때 북한 핵실험의 환경, 생태적 영향을 무시하기는 어렵다는 의견이다.

녹색연합 전문위원 한광용 박사는 "모든 핵실험 이후에는 방사능 등 수많은 파생 물질이 나온다"면서 "프랑스가 남태평양에서 벌인 핵실험 이후 해양 생태계가 파괴되며 온갖 돌연변이가 출현한 것에서 그 피해 정도를 가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하 핵실험이 방사능 유출 가능성이 적다고 하지만 과거 중국이 몽골에서 핵실험을 했을 당시 방사능이 대기에 섞여 유럽까지 날아갔다"며 "아무리 깊은 곳에서 핵실험을 하더라도 오염을 피할 수 없다"고 경계했다.

같은 단체 서재철 녹색사회국장도 "핵실험이 미치는 정치외교적 부문에만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데 환경분석 차원에서 심도있는 논의가 필요하다.

앞으로 한두달 동안 방사능 오염여부를 관측할 수 있는 대기 모니터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핵실험이 북한 내에 미칠 피해 가능성에 대해서도 크게 걱정했다.

한광용 박사는 "북한 핵관련 시설은 구소련에서 전수받은 매우 낡은 시설로 그 곳 근무자를 비롯한 주변 거주민 등은 방사능 피폭의 우려가 매우 높다"면서 "체르노빌 사태가 북한에서 재현될 경우 그 피해는 끔찍하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양정우 기자 edd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