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양숙 여사의 검찰 재소환을 앞두고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사저에 '긴장 속 침묵'이 계속되고 있다.

12일 오전부터 비가 내렸다 그치기를 반복하는 가운데 노 전 대통령 사저에는 외부인의 별다른 방문 없이 비서관과 경호원 등 사저 근무자들만 간간이 정문을 들락거리고 있다.

평소와 마찬가지로 우편물과 택배 물품이 사저로 배달되는 와중에 지난달 11일 권 여사의 첫 소환 때 이용된 승합차가 2~3차례 사저를 드나들었지만 권 여사는 타고 있지 않았다.

노 전 대통령측 김경수 비서관은 이날도 "권 여사의 재소환과 관련해 검찰과 변호인이 협의 중"이라는 말을 되풀이할 뿐이었다.

권 여사 소환이 지연되는 이유에 대해서는 "(검찰에) 어떤 요청을 한 적도 없다"고 했고, '노 전 대통령측이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추가로 금품을 받은 정황을 포착했다'는 검찰 발표에 대해서도 "무슨 이야기인지 모르겠지만 확인해봐야 알겠다"며 말을 아꼈다.

노 전 대통령측은 침묵했지만 봉하마을 일부 주민들은 취재진을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사저 정문을 바라볼 수 있는 마을광장 안 골목에서 권 여사의 재소환 장면을 촬영하려고 대기 중인 취재진의 앞을 현수막으로 막으며 취재를 방해하는 등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비가 내린 탓에 봉하마을에는 이날 오전 평소의 절반으로 줄어든 관광객 300여명이 찾았을 뿐 한산한 분위기였다.

이달 하순 본격적으로 모심기를 시작하는 주민들은 비가 내리자 논물 가두기에 나서는 등 바쁜 일상을 보냈다.

(김해연합뉴스) 황봉규 기자 b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