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 '중산층'을 정확하게 규정하는 것은 생각처럼 쉽지 않다. 다음 설명 중 가장 거리가 먼 것은?

① 소득 수준이 최저 생계비의 2배에서 2.5배에 속하는 계층을 말한다.

② 소득 3~7분위에 속하면서 전문대 이상의 학력을 가진 사람을 말한다.

③ 사회 전체 가구 중 중위 소득의 50~150%에 해당하는 소득을 올리는 가구를 말한다.

④ 서울 강남 등에 주택을 보유하고 있으면서 35% 소득세율 구간의 소득을 올리는 사람을 말한다.

⑤ 먹고 살아갈 충분한 소득이 있고 퇴근길에 영화를 보거나 피자 한 판을 사는 데 부담을 느끼지 않을 정도의 소득을 올리는 계층을 말한다.


[해설] 중산층에 대한 합의된 개념규정은 없다. 소득이나 자산 등 경제적 지수를 중심으로 보는 게 일반적이다. 보통 소득 수준이 최저생계비의 2~2.5배에 달하는 계층을 중산층으로 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중간값 소득의 50~150%에 해당하는 소득을 올리는 가구로 보고 있다. 이 기준에 따라 한국종합사회조사(KGSS)는 2006년 현재 중산층의 범위를 월평균 가구소득 200만원부터 499만원 사이인 가구로 추정했다.

가구별 소득분배를 기준으로 삼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10분위 분류에서 4~7분위 또는 3~7분위,5분위 분류에서는 2~4분위에 속한 사람들을 중산층이라 할 수 있다. 미국은 가구당 연소득이 2만9000~7만7000달러로 2~4분위에 속한 계층으로 본다.

귀속의식이나 상대적 박탈감 등 정치 · 사회적 변수를 중심으로 주관적 분류를 하기도 한다. 워싱턴타임스는 2003년 기사에서 '먹고 살아갈 만한 충분한 연소득이 있고 퇴근길에 사가는 피자 한 판,영화관람,국제전화 등을 별다른 부담 없이 소비할 수 있는 사람'으로 정의했다. 또 1970년대 초 프랑스 퐁피두 대통령은 프랑스 중산층이 가져야 할 삶의 질로 △폭넓은 세계를 경험하고 이해하기 위한 외국어 구사 능력 △직접 즐길 줄 아는 스포츠 △정서적인 여유를 위해 다룰 줄 아는 악기 △나만의 특별한 요리 △지속적 · 정기적인 나눔과 사회참여 등을 꼽았다.

정의는 이렇듯 다양하지만 어쨌든 중산층이란 우리 주변에서 쉽게,가까이 볼 수 있는 '보통 사람들'이다. 이 보통 사람들은 한 사회의 사회의식과 민주주의 수준을 유지해 나가는 사람들이고,건전한 수요 기반과 안정적인 세수원으로서 한 나라의 경제체질을 튼튼히 하는 데 없어선 안 될 사람들이다.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마이 홈,마이 카'의 행복을 누리던 우리 중산층은 외환위기의 악몽을 채 떨쳐내기도 전에 글로벌 경제위기의 강풍에 흔들리고 있다. 한때는 국민의 70~80%가 스스로 중산층이라 생각했는데,이제는 4명의 1명꼴밖에 되지 않는다는 우울한 여론조사 결과도 있다.

집값이 높은 서울 강남 등에 주택을 보유하고 있으면서 35% 소득세율 구간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면 부유층으로 볼 수 있다. 참고로 종합소득세 과표구간별 세율은 작년에 연소득 기준으로 △1200만원 이하 8% △1200만원 초과~4600만원 이하 17% △4600만원 초과~8800만원 이하 26% △8800만원 초과 35%였다. 소득세율은 올해와 내년 각각 1%포인트씩 인하돼 지난해 8~35%에서 2010년에는 6~33%로 낮아진다. 정답 ④

정재형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j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