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수능에서도 수리영역이 수험생들의 희비를 가를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상위권의 변별력 확보를 위해 난이도가 높은 문제가 다수 출제될 것으로 보인다.

◆수리 '작년처럼 어렵게'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30일 발표한 '201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세부 시행계획'은 지난해와 크게 다르지 않다. 김성열 원장은 지난해 수리영역이 까다롭게 출제돼 사교육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올해 수능의 난이도는 지난해와 같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지난해에는 상위권 학생들 간 변별력 확보를 위해 까다로운 문제가 다수 출제됐다. 특히 수리영역은 매우 어렵게 출제돼 표준점수 최고점이 수리나형 158점,수리 가형 154점으로 언어(140점),외국어(136점)보다 14~22점 높았다. 표준점수 최고점은 까다롭게 출제될수록 높아지는데 언어나 외국어 최고점을 받은 학생에 비해 수리영역에서 최고점을 받은 학생이 대입에서 유리했다는 의미다. 평가원은 6월4일과 9월3일,두 차례의 모의수능을 통해 본수능의 난이도를 조절할 방침이다.

◆아랍어 열풍 계속되나

지난해 수능에서 아랍어와 다른 과목 간 표준점수 차이가 너무 컸다는 지적에 대해 김 원장은 "올해 수능에서는 출제위원들과 이 문제를 잘 논의해 '찍기'와 같은 요행이 최소화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아랍어는 수험생 대부분이 '찍기'를 하기 때문에 평균점이 매우 낮고 표준편차가 크게 형성된다. 이에 따라 평균보다 몇 문제만 더 맞히더라도 표준점수가 훌쩍 높아지게 된다. 아랍어를 가르치는 고교는 전국적으로 한 곳도 없고 검인정 교과서를 낸 민간 출판사도 없지만 이 같은 이유로 지난해 아랍어 응시자는 2만9278명(비중 29.4%)으로 제2외국어 · 한문영역 선택과목 가운데 가장 많았다.

그러나 교과부 관계자는 "사실상 아랍어 난이도를 조절할 방법이 없다"고 실토했다. 표준편차를 줄이려면 매우 쉽게 출제해 평균을 끌어올려야 하는데 국가시험의 특성상 그럴 수는 없다는 이유에서다. 평가원 관계자도 "대학들이 아랍어 성적에 대해서는 과연 제대로 알고 봤는지를 평가해 반영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문제지 앞부분에 표지 부착

올해부터는 문제지 앞부분에 응시과목에 대해 설명해주는 표지가 부착된다. 또 4교시 탐구영역 및 5교시 제2외국어 · 한문영역의 시험지는 올해부터 한 권의 묶음으로 배포된다. 지난해까지는 인쇄기술의 어려움으로 영역별로 2~5권씩 나뉘어 제작됐고 여러 시험지 가운데 수험생이 선택한 과목을 고를 때 다른 과목을 뽑다가 부정행위로 적발되는 경우도 있었다.

올해부터는 문제지가 한 권으로 묶이고 표지에 과목별 쪽수가 표기되기 때문에 수험생들이 선택과목을 쉽게 뽑아 시험을 치를 수 있게 된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