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외환은행의 신입사원 채용 경쟁률이 154 대 1을 기록했을 정도로 구직자들 사이에서 은행은 인기가 높은 직장이다. 타 업종보다 급여가 많고 자녀 학자금 지원을 비롯한 직원 복지가 잘 갖춰져 있는 데다 고용 안정성도 뛰어나다. 이런 이유로 은행취업 시험은 금융고시라고도 불린다.

은행들의 채용은 서류전형→필기시험→면접 등으로 진행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필기시험은 직무능력 및 적성평가와 논술을 함께 보는 곳이 많고 여기에 덧붙여 인성검사를 실시하는 곳도 있다.

직무능력 및 적성평가는 크게 언어력 수리력 추리력 공간력 등을 평가하는 문제들이 출제된다. 이 중 언어력은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언어영역 문제와 유사하다.

수리력은 도표나 그래프 등을 보고 간단한 계산을 통해 답을 찾는 문제가 나오고 추리력과 공간력은 마치 지능지수 검사를 연상시키는 문제들이 많이 나온다. 난이도는 시중에 나오는 금융회사 시험 대비 문제집을 한두 권 본다면 충분히 대비할 수 있는 수준이다. 논술은 주로 경제와 금융 관련 주제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서술하는 형식이다. 평소 신문을 꾸준히 읽어 금융위기나 일자리 나누기와 같은 사회적 이슈에 관한 기초지식을 갖춰야 한다.

인성 검사는 '가정과 직장 중 어느 쪽이 중요한가' 등의 질문에 답하게 함으로써 개인의 가치관을 파악해 보는 시험이다. 인성 검사는 정답이 있는 시험은 아니므로 평소 생각을 솔직하고 일관성 있게 표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금융고시에서도 갈수록 필기시험보다는 면접이 중요해지는 추세다. 형식도 실무자면접,임원면접,프레젠테이션면접,합숙면접,토론면접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다. 금융 분야의 지식뿐만 아니라 창의력 논리력 표현력 등 지원자의 역량을 다면적으로 평가하기 위해서다.

합숙면접에서는 팀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협동심과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 조직생활에 필요한 친화력을 갖고 있는지가 주요 평가기준의 하나다. 학창 시절 동아리활동 등에 관해 내세울 만한 점이 있다면 이를 적극적으로 부각시키는 것이 좋다. 마지막 단계인 임원 면접에서는 지원자들의 인성과 가치관을 주로 평가한다. 면접 과정에서는 대학 성적이나 어학점수 등 소위 '스펙'이 큰 변수로 작용하지 않는다. 금융권 인사 담당자들은 스펙이 뛰어난 사람보다는 금융 관련 공모전에서 입상한 경력이나 은행 인턴 등 실제 업무에 관련된 경험을 갖고 있는 응시자가 더 높은 평가를 받는다고 강조한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