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호(바둑기사),주영훈(작곡가),윤현진(SBS 아나운서)'의 공통점은 뭘까. 정답은 우량아 선발대회 본선 진출자 출신이란 점이다. 지금은 날씬(?)하지만 어렸을 때 '한 몸매' 자랑하는 우량아들이었다.

13일 창립 45주년을 맞은 남양유업에 따르면 전국 우량아 선발대회는 1971년부터 1983년까지 13년간 열렸다. 참가자 수는 1회 대회 1830명을 비롯 13년간 총 2만여명에 달했다. 당시 우량아 선발기준은 △각종 예방접종을 맞아야 하고 △기왕력(과거에 앓았던 질병)이 없어야 하며 △나이 또래에 맞게 신경기능이 발달하고 △체중 가슴둘레 등 신체 발달과 영양상태가 양호해야 하는 점 등이었다. 첫 대회 때 육영수 여사가 참관하고 TV에도 중계되는 등 전 국민의 관심 속에 치러질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우량아 출신들은 지금 어떤 모습일까. 1973년 3회 대회에 참가했던 주영훈은 태어날때부터 4.8㎏의 우람한 몸집 덕에 남양분유의 잡지 광고모델로도 활동했다. 성인이 되어서도 한동안 통통한 스타일이었지만 지금은 보통 체격이다.

역시 4.8㎏으로 태어난 이창호는 1977년 생후 17개월 때 7회 대회에 출전해 전북지역 최우량아 및 전국대회 2위를 차지했다. 그는 현재 진행 중인 제6회 응씨배 세계선수권대회 결승전에서 최철한 9단과 우승을 다투고 있으며 전자랜드배 · 왕중왕 · 왕위 등의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다. 10~20대 신예들이 맹활약 중인 바둑판에서 그가 건재하는 이유는 아마도 어릴 때부터 축적된 체력 때문이 아닐까.

윤현진 아나운서도 1979년 첫돌 때 이 대회에 참가해 본선까지 올랐다. 그녀는 대학 신입생 때 몸무게가 70㎏가 넘었으나 신나는 댄스음악을 틀어놓고 격정적인 춤을 추는 등 유산소 운동에 매달려 30㎏을 감량한 사실을 입사 초기에 공개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지난해 5월 결혼 후 휴직하고 남편과 미국에서 유학 중이다. 이 밖에 1회 대회 우승자인 '원조 우량아' 한영만씨는 외식 프랜차이즈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남양유업은 우량아가 반드시 건강한 것은 아니라는 일부 지적에 따라 1983년부터 모자 건강에 초점을 맞춰 산부인과 교수의 강의와 음악회 공연 등이 곁들여지는 '임신육아교실'을 진행해오고 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