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낙송 대법원 양형위원회 상임위원은 "양형기준이 마련되면 전관예우 논란은 많이 사라질 것"이라며 양형위원회 출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지난 5월 출범한 양형위원회는 고법 부장판사와 검찰 검사장 등 차관급 이상 고위인사로 구성됐으며 성 위원은 13명의 위원 중 유일한 상임위원이다.

성 위원은 요즘 10만건에 이르는 방대한 자료를 분석하는 등 위원회 활동의 기본틀을 마련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양형기준 마련은 법원의 숙원사업인 만큼 위원회에 대한 이용훈 대법원장의 신임은 매우 두터운 편이다.

위원회는 2009년까지 양형기준을 마련할 예정으로 판사마다 제각각인 형량 선고가 일정한 가이드라인에 의해 이뤄질 경우 전관예우나 유전무죄 논란은 상당부분 완화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성 위원은 원칙을 지키기 위해 '투쟁'도 마다않는다.

영장실질심사제 도입을 놓고 법원과 검찰이 대립하던 1997년 당시 대법원 공보관이었던 그는 'Dear Justice Lover(정의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라는 개인적인 형식의 편지를 기자들에게 배포하면서 "사안의 전체적인 모습을 가린 채 일면만을 부각시키는 데에는 역사의 심판이 있을 것"이라는 자극적인 표현을 써가며 영장심사제에 반대하는 검찰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러나 성 위원을 아는 주변 인사들은 그가 사교술이 뛰어난 '왕발'인데다 성품도 온화한 사람이라고 입을 모은다.

노숙자 지원활동인 '밥퍼' 관련 행사에도 자주 참석하는 등 자원봉사에도 열심이라는 평가다.

대학시절 태권도를 배우다 허리를 다치는 과정을 겪으며 기독교에 관심을 가지게 됐고 이는 그가 봉사활동에 적극 나서는 계기가 됐다.

법원의 각종 사회봉사 활동은 성 위원이 주선한 경우가 많다고 대법원 관계자는 전했다.

성 위원은 재판을 맡을 때도 재판장을 '평화의 법정'으로 부르며 소송당사자들의 얘기를 충분히 듣고 화해를 주선하는 데 앞장서 왔다. 성 위원이 대구고법 부장판사로 있을 당시 다른 재판부에 비해 그가 맡은 사건의 대법원 상고율이 매우 낮았던 것으로 유명하다.

경기고와 서울법대,사시24회 동기인 한명수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는 성 상임위원에 대해 "활발하고 가만히 있지 못하는 성격이어서인지 주변에 친구가 들끓는다"고 평가했지만 성 위원은 "남들과 나눈다는 게 좋을 뿐"이라고 말했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