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수만 간척지 일대 생태자연도 1등급 지정계획에 반발해온 충남 서산시 부석면 주민 대표들은 1일 현지실사를 나온 국립환경연구원 연구사 및 조류학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강경한 어조로 지정계획의 백지화를 요구했다. 서홍석 부석면발전협의회 부회장은 "수십년간 고통을 당해온 사람을 배제한 채 새만을 위해 1등급으로 지정한다면 우리는 새들을 모두 쫓아내고 1등급에서 풀어달라고 할 것"이라며 "사람은 죽거나 말거나 새만 보호하려는 정책은 결국 실패하고 말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종흥 발전협 고문도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받아들이는 쪽에 맞지 않으면 좋은 것이 아닌 만큼 주민들이 기대를 걸고 있는 웰빙.레저특구 개발이 새 때문에 차질을 빚는다면 우리는 철새보호를 거부하겠다"며 "주민들은 그동안 철새를 보호해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니 외부에서 개입하지 말라"고 역설했다. 또 김진옥 이장단협의회장은 "철새로 인한 엄청난 피해를 감수하면서도 주민들은 생물다양성사업 등 철새보호운동을 펼쳐왔다"며 "난데없는 1등급 지정계획 백지화하고 지금처럼 주민과 철새가 공존할 수 있도록 그냥 놔둬라"고 말했다. 신준범 시의원 역시 "천수만 간척지가 갖는 생태적 가치가 그렇게 크다면 어떻게 보존할 것이고 보존정책의 문제점과 대안은 무엇이며 지역 현실은 어떤지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종합관리대책이 벌써 나왔어야 한다"며 "대책은 하나도 강구하지 않은 국가가 왜 규제만 하려 드느냐"고 따졌다. 신 의원은 이어 "그동안 천수만 철새를 보호해온 주체는 환경부도 환경론자도 아닌 바로 지역 주민들"이라며 "실제로는 아무 것도 한 일 없이 말로만 떠들어온 환경부와 환경론자들이 새를 내세워 주민들을 몰아가 결국 새와의 공존이 불가능하게 만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환경연구원 이정연 연구사는 "이 정도로 주민감정이 격앙돼 있는 줄은 몰랐다"며 "오늘 제시된 여러 의견들을 모두 보고서에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서산=연합뉴스) 정윤덕 기자 cobra@yna.co.kr